관람일시 : 12월 16일(일 : 4시)



공인인 이봉원씨가 주인공이라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 공연..

대학로 소극장이라는 크나큰 장점을 가지고 배우와 관객이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연극이 아니었나 싶어요..



틀에 박힌 듯한 고리타분한 지극히 고지식한 고등학교 윤리선생 오달국..

병원을 찾게 되는 그가 새로운 세계로의 일탈을 강행하는데......

경험해 보지 못한 많은 다른 세계와

그를 비웃는 듯한 세상과 주위 사람들에게 반항하듯이 변해가는 그..

우연한 사고로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게 되는 그와 어린 여학생..



여학생의 울부짖음이 지금도 귓가에 맴도네요..

"죽기전에 공부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왜 선생들은 성적으로 우리를 평가하며 좋은 학생 나쁜 학생으로 구분짓는지.."

"내가 이렇게 죽으면 사람들은 나를 불량학생이라고 하겠지?"



선생님왈

"이런 불합리한 제도를 만든 어른들이 불량어른이지 네가 왜 불량학생이냐?

나도 불량선생인걸....."

대강 이런 뉘앙스로 전해지는 대사들을 들으면서 단순한 연극으로 보고 넘길 수가 없었답니다..

잘못된 관습속에 이유없이 피해보는 수많은 약자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서열이 매겨지는 많은 상황들...

어른의 한 사람으로 지금도 그 여학생의 외침이 가슴 아프네요..



암튼 단 3명의 출연자..

두 여배우들의 쉴 새 없는 다양한 역활의 소화..

진짜 지루하지 않게 가까이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세 분 진짜 고생하셨어요.^^

우리는 가끔 넷이나 세명이 모여있을때...조용해질때가 있다. 모 재미있는 일 없을까? 특히 나는 내가 존재하는 곳에서 내가 웃기지를 못하고 내가 넘 밋밋하다는 생각을 할때...남들처럼 정말 넘치는 끼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도 재미있고 남도 재미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할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어느때는 사람들이 정말 재미있게 두세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저 사람들은 무슨 얘기를 저렇게 재미있게 하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저렇게 화기애애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까? 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나도 저렇게 재미있게 즐겁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오늘 이 연극을 보면서 이렇게 모든 대사글을 외우고...그리고 음악과 상황에 따라서 세살람이 나왔을뿐인데...이렇게 여러 사람의 연기를 하고 이봉원씨의 그렇게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노래방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 노래방에 가서 그렇게 노래를 잘하고 재미있게 놀 자신이 없기때문에 그래서 울딸은 항상 불만이다. 엄마~~우리는 노래방에 안가? 이봉원씨와 연기자들의 노래방 연기...특히 이봉원씨의 정말 흥에겨운 노래...그리고 이 사람 저사람 의 성대묘사를 얼마나 맛깔나게 하는지...정말 재미있는 시간.....노래방 연기를 하면 정말 노래방 같고...의사 역할을 하면 정말 병원같고...선생님이 수업하는 역할을 하면 정말 선생님 같다.



이 연극을 보면서 우리 아이 선생님에게 이 연극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들이 이 연극을 보면서 자유를 만끽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경정신과 의사가 오달국 선생님에게 선생님으로서의 스트레스를 벗어버리고 일탈을 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겠냐는 제안을 할때....그러면서 온갖 솔직한 이야기들을 할때 오달국 선생님이 같이 흡수되어 실컷 욕을 하고 속이 후련하다고 이야기할때...그 모습을 보니...우리 아이들 선생님도 이 연극을 보면 마음한켠에 바람이 불면서 시원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지원을 하던지...정부에서 지원을 해서 선생님들에게 이 연극을 보여주어도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연극에서는 오달국 선생님의 선생님으로서의 스트레스와 그것을 발산하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이야기가 나왔지만....그렇게 일탈을 하게된 계기가 나오고...결국에는 일탈속에서 자신의 또다른 문제안에 처하게 되지만 다시 돌아가는 모습속에서...우리들의 삶도 역시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의 스트레스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가며 살아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받는 스트레스를 그냥 마음속에 담아놓고 사는 것이 결코 건강하지 않음을 스스로가 깨닫고 변화를 꾀하며 살아야한다는 생각도 들고...우리네 삶이 참 얼마나 피곤한 가운데에서 찌들어가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을 보고 우리들도 역시...삶가운데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야기하였다. 우리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우리의 일탈은....수다일때도 있다. 우리의 마음가운데 답답한 부분들을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속에서 풀어내는 것....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떤때는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정리 되기도 하고. 또 나의 잘못을 이야기하며 서로 나누는 가운데 서로의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고...그리고 나만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문제를 나만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비밀스러운 고뇌가 녹아지면서 새로운 힘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연기자가의 멋진 연기가 품어내는 에너지 안에서 우리 삶의 스트레스는 풀리기도 한다.



많은 선생님들과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꾀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불량선생 오달국이라는 연극을 보면서 폭소를 품어내며 스트레스를 다스린다면 한결 삶이 더 유연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17일 토요일 7시 공연을 보기 위해서 부천에서 미녀 삼총사(?)가 대학로로 떴다!!!!!!

ㅎㅎㅎ

늘 아이들 공연을 보러 대학로를 찾았던지라 두 손에 잡을 아이들 손이 없음이 조금은 어
색했지만 이내 적응이 되는 편안함...ㅋㅋ


남편에게 공연 신청을 했는데 당첨되면 보러 가도 되느냐고 그래서 애들을 봐줄수 있느냐고 미리 물었더니 흔쾌히 토요일 약속이 없으니 가라고 했다. 그리고 확인을 하니 당첨자 명단에 있어서 날아갈 듯한 기쁜 마음으로 가는 빗줄기도 마다하지 않고 나름 먼거리를 즐거운 마음으로 아줌마 셋이 길을 떠났다.

날씨만 좋았다면 좀 더 홀가분한 자유를 만끽했을텐데 일단 이른 저녁을 맛있게 먹고
폼나게 멋진 커피솝에서 커피 한잔을 하려고 하는데 글쎄...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밋줄기가 갑자기 더 굵어져서 그런지 괜찮은 커피솝은 다 만원이라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겨우 찾은 곳에서 오랜만에 옛추억을 꺼내 한시간 남짓 즐거운 대화를 하고 공연 십여분 전에 도착하니 반가운 까만콩님과 두 공주님을 만났다. 쌩얼인 얼굴이 앳되게 보이는 뽀얀 피부에 눈망울이 크고 선한 까만콩님 무지 반가웠었다.

어른 공연은 지난번 <오리 세이> 다음으로 두번째인지라 어떤 내용일까 몹시 궁금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공연은 십여분 늦게 시작이 되었고 모범생 역할인 한 사람이 내 옆자리에 앉아 있고 이봉원이 나와서 수업 시작하자며 반장 인사하라고 하는데 내가 옆에 있는 연기자를 가리키니 "네가 반장이면서!"하는 바람에 화들짝 놀랐다.

졸지에 반장이 되어 얼어 붙어서 "차렷! 경례!"를 외치며 공연은 시작이 되었다.

이봉원은 윤리 선생님으로 요즘 입시 전쟁 틈속에 진정한 선생님으로 살아가자니 대학 진학율을 신경써야 하고 학교 안나오는 불량 애들 파출소에 데리러 가야 하고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하겠다는 애들에게 과연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데....

"선생님 그것도 시험에 나오는건가요?"

"넌 시험에 꼭 나와야만 공부하니?"

"국영수 공부하기도 바쁜데 윤리도 학원가서 배워야 되나?"

윤리 선생님이라는 강박 관념에 바르게 살려고 했지만 가만히 두지 않는 현실에 오달국은 신경정신과를 찾게 되고 처방을 내리게 되는데....

그건 바로 <일탈>을 하라는 것이였다.

그날부터 네온샤인 불빛 아래 밤의 네비게이션인 이승협을 만나서 영계와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모텔로 향하던 엘리베이터에 고장으로 갇혀 그 영계가 학생임을 알고 오달국은 심리적으로 많이 괴로워 하고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 또한 비행 청소년의 입장에 대한 독백을 들으며 마음이 숙연해졌다.

이봉원이 웃기는 사람이라는 편견은 공연 내내 할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선생님과 비행 청소년이 나누는 많은 대화는 현 시대에 많은 것에 대한 대변이였다. 그리고 이봉원의 긴 독백과도 같은 대사에 어울어진 촉촉한 눈가를 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공연 중간에 이봉원의 라이브로 듣는 <땡볕>에 흥이 났고 말도 안되는 영계의 섹시한 몸부림(?)에 간간히 웃음이 터진 즐거운 공연이였다.

두명의 여자 연기자의 능숙한 역할 전환과 얼굴 표정에 십여명이 출연한 공연이라는 착각을 할 정도로 한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공연이 끝나고 이봉원과 악수도 하고 기념촬영도 하고 나와서 은행잎 떨어진 거리에 마치 10대 소녀로 돌아간 것처럼 마음껏 웃으며 모처럼 나온 대학로를 기념이라도 하듯 사진을 찍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아이들과 함께 이랑씨아터에 가서 불량선생 오달국을 보고 왔어요.

이봉원씨가 오달국역을 맡아서 연기를 하시더군요.

개그맨이시기 때문에 참 자연스러운 연극을 하시고 중간중간 애드립을 날리셔서

폭소를 자아냈지요.

처음 시작할 때 배우들이 관객석에 앉아서 연극을 시작해서 우리 아이 옆자리에

학생역을 하는 배우가 앉아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사도가 땅에 떨어지고, 인기과목 선생님만 인기가 있고, 아이들은 모두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는 이 불행한 시대상을 반영한 작품이었어요.

윤리선생인 오달국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은 언제나 시험에 나오는 것만

수업해 달라고 하고 중요한 것은 학원에 가서 배운다고 가버리는 지금의 현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겠는 일념하나로 수업을 하는 오달국선생님은 나중에 비애를 느끼고 술과 도박,

여자로 탈선을 하게 되고, 나중엔 엘리베이터 안에 갖히게 된다.

그리고 함께 있는 여자가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불량청소년도 공부를 하고 싶어하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아이도 나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현 시대상을 잘 반영한 연그이었어요.

하지만 아직도 학교에는 좋은 선생님들이 많으시고 그 선생님께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답니다. 이 세상 선생님들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선생님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