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형식의 연극이었습니다.
공연 전공 학생들이면 더 좋아하고 공감되는 내용이었겠지만. 그게 아닌 저같은 일반관객도 흥미롭게 잘 봤습니다.
실화가 베이스라서 궁금했는데 공연 끝나고 검색해보니 딱 나오네요ㅎ

새로운 형식이던가 아니면 내가 처음보는 형식이던가, 아무튼 신선했다.
어떤 경험이든 충분히 연극이 될 수 있다.

불쾌했다.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바라본 이기적인 연극. 아무것도 모르고 지방에서 힘들게 어린나이부터 자취를 시작하고 열정있게 연극을 학습하는 학생들을, 자신이 힘들게 겪은 교수생활을 이야기하기 위해 이용한다. 학생들이 마치 '지방대'기 때문에 그런식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학과에서 추억을 쌓는 여러 행사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 학과 내에 있던 '미투'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본인은 이 학교에서든 아니든 연극인로써 아무런 책임이 없던 것과 같이 이야기한다. 학생의 시선에서 이 연극을 만들었다면, 자신들도 교수의 자리에서 떳떳하게 학생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셀 수 없이 많은 연극과 교수들의 대체수업, 갑작스러운 휴강, 부실한 수업준비 등 교수로써의 책임을 충실히 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한다. 교육자로써 혹은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둘 중 어디에 더 무게감을 두고 이행하려던 것인가? 졸업생들을 출연시킨다는 것은 자신만이 아닌 학생들도 자신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메세지를 던지고 싶은 것인가. 당연히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과연 '미투'만이 학과의 경쟁률을 낮춘 것일까? 수준 낮은 학생들이 이 대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수준 낮은 교육자들 또한 문제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든다.

"대학과 연극" (작,연출:성기웅 무대디자인:서지영 조명디자인:서가영 의상디자인:김지연 소품,분장디자인:장경숙 기술감독,음향디자인:강경호 영상연출:정상현 음악감독:김윤형 그래픽,사진:김솔 출연:선명균, 이종무, 이윤재, 서나영, 마두영, 백종승, 전수지, 김현숙, 강희제, 이수현, 임병수, 임진성, 양윤소, 정상현, 김동원, 차재명, 김남희, 김지연, 김지현, 박세동 제작: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극장: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별점:★★★★★) 2019년도에 "남쪽 나라로" 를 봤었던 애정하는 극단인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의 3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연극연출가 성기린과 그의 친구인 연극배우 김동무는 지방의 D대학교의 연기예술학과에 계약직 교수로 근무하게 된다. 그러던 중 학과 내의 위계폭력 사건이 터지고, 두 사람은 뒷수습을 맡게 되는데... 제목에 ''대학'' 이 들어가서 그런가, 극장으로 올라가면서 들리는 캠퍼스의 풀벌레 소리와 축제 기간인가?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공연이 시작되면 성기웅 연출님이 직접 나와서 공연에 대해 설명해 주는데, "다정도 병인 양하여" (https://yidongil.tistory.com/15925729?category=534868 ttps://yidongil.tistory.com/15926170?category=534867) 상이 왜 이렇게 반가운지 모르겠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다정도 병인 양하여" 를 두 번이나 봐서 그런지, 공연 형식은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런데, 2시간20분의 공연 시간이 왜 이렇게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거지? 아마도 20명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때문일 것이다. 극작, 연출, 연기가 좋아서 별점 1개 추가! 전작 "호모 플라스티쿠스" 의 전수지 배우님도 반가웠다. 만약에 과거로 돌아 간다면 연극학과에 입학해 보고 싶어진다.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연극인들의 삶의 궤적을 이 [대학과 연극]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돈을 쏟아 붓지만 연기력 향상과 크게 관련 없는 연기입시, 겨우 입학한 지방 대학, 계속되는 오디션 실패, 너무 많은 배우들, 잠깐이라도 공연을 쉴 수 없는 극단, 그 극단을 운영하는 대표이자 연출이자 작가이자 교수, 삶과 연극 사이에서의 갈등, 비정년 트랙.

그들의 감정이 바냐아저씨의 슬픔과도 다르지 않겠지요.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