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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선 공연 무대는 신기했고, 또 <오슬로에서 온 남자>의 문현정 배우님이 계셔서 우선 반가웠다. 공연 러닝타임은 약 70분.

요새 내가 주목하는 연극 무대라던가, 스타일은 이머시브 연극이다. 지난 <버닝필드>나 <다크필드>에 흠뻑 취해 계속 찾아보고 있다. 반갑게도, 이 연극은 관객 참여적인 요소는 전혀 없지만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극에는 두 명의 여자와 두 명의 남자가 나온다. 심리상담사, 난민 소녀, ''방위산업'' 세일즈맨, 마지막으로 군인. 그리고 대화로만 존재를 간간이 느끼는 개. 각각의 인물들은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최대한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다들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시공간은 뒤섞이고 중첩되어 있으나 대화는 단절될 때도 혹은 이어질 때도 있다. 순서가 맞을 때도 그러나 엇갈리고 앞뒤가 안 맞을 때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흐름은 얼추 따라갈 수 있다. 처음 볼 땐 <고도를 기다리며> 류인가 싶다가도, 친절하게 대화들이 이어져 따라가기에 충분하다. 좋은 극에서 나올 수 있는 에너지다.

리플렛을 보니, <스푸트니크>는 <믿음의 기원> 연작의 스핀오프라고 한다. 그 연작들의 대본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왕이면 직접 무대에서 본다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