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는 극

전체 3부로 되어 있는 이번 공연은 초연과 다른 느낌을 주었다.
1) 초연에서 추가된 2부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무대 장식, 소품 등 볼거리도 많았고 배우들의 연기, 오지마을의 언어사용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2) 그러나 이 연극이 ‘탈출구 없는 장녀들의 이야기’라고 하였지만, 2부는 ‘과연 그 흐름에 맞는 이야기인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하였다. 왜냐하면 ''''''''장녀''''''''라는 의미보다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으로 말미암은 트라우마, 상처, 고통을 갖고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 정도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장녀들의 고민,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자녀들의 고뇌가 느껴지기보다 히말라야 마을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는다. 차라리 독립된 연극이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3) 1부와 3부의 전체적인 느낌은 초연보다 조금 더 단단해지고 무르익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1부 나오미 역의 이도유재님의 연기는 한층 자연스러워졌으며, 초연에 이어서 다시 배역을 맡은 1부 어머니, 3부의 아버지의 연기도 훌륭했다. 특히, 3부에서 서지우 배우는 발성과 감정표현, 표정연기를 비롯해 모든 부분에서 연기가 무르익어 더 탄탄한 연기자로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3부 첫 장면에서 화려하게 등장할 때, 배우에게 옷이 매우 잘 어울렸던 것에 반해, 할머니 옷을 빌려 입은 것 같은 정장을 보며 ‘초연 때 소품을 다시 사용했구나. 소품팀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2부 소품에 너무 많은 것을 쏟아 부은 나머지 1부와 3부에 신경을 덜 쓴 것이 아닐까?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것에 비해 2부의 이질감은 고민해 봐야 한다.)
4) 3부에서 어머니를 맡은 황정민님의 연기는 매우 훌륭하고, 코믹적인 요소도 아주 잘 소화했으나 이 코믹적인 요소가 ‘3부의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을 갖게 하였다. 왜냐하면, 코믹적인 요소를 긴 연극, 무거운 주제를 환기시키기 위한 요소로서 일부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이 연극의 본질적인 부분이 ‘고령화 시대’에 대한 질문, ‘장녀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인데, 이 중심이 코믹적인 요소로 말미암아 흔들려버려 오히려 결말이 가볍게 끝나버렸고, 3부라는 긴 공연을 통해 주어야 할 생각할 거리를 지워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과연 이 연극이 ‘가벼운 일상극인가?’
고집스럽고, 자기 자신만 아는 엄마로 말미암은 큰딸의 무게가 느껴지는 흐름이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초연에 비해 분명 볼거리도 많고, 발전한 부분도 많고 인상적인 부분도 많아 티켓값이 아깝지 않았다. 더 좋은 공연을 기대하며, 무더운 여름에 훌륭한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 올려준 연출님을 비롯해 관계자들과 배우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모든 에피소드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네요 공연이 짧아 너무 아쉽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웃던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너무 충격이었어요 도대체 어디가 웃겼던걸까요...

이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어디에 쏟아낼 수 있을까, 얼마나 좋았는지 동료들에게 하루종일 성토를 하다, 후기남기러 왔습니다. 공연 시간을 보고 지레 겁먹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고, 진짜 일초일초 하나 놓칠새라 엄청 집중해서 봤습니다. 보자마자 취소표 줍줍이라고 할려했지만, 매진이라 너무 안타깝네요. 이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었다니, 엄청난 특권을 누린것 같아요. 아니, 보기만 한게 아니고, 보고 듣고 느끼고 공감하고. 살아있는 무대 - 애초에 인류의 역사에 왜 ''연극''이라는 예술장르가 존재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다 담고 있어서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1,2,3부 다 좋았지만, 2부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로그램북을 이렇게 정독한것도 정말 오랜만입니다. 또 올려주세요. 또 보고 싶습니다. 저는 K 장녀입니다. 아직 이 공연을 보지 못한 수많은 장녀들과 또 더 많은 장녀의 가족들과 널리널리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만간 꼭 다시 무대에 올려주셔야 합니다.

공연시간이 4시간 가까이 되는 것을 알게 되고 중간에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빨려들어가듯 극을 봤습니다. 객석이 소극장이라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지지 못한게 너무 아쉬워요. 밀도있는 4시간이었습니다. 기립박수를 치고 싶었는데 부끄러워 치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극을 준비하신 모든 스텝과 배우분들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작품을 보고 나오니 삶에 열정을 얻은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