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학원보조, 배달 등 알바의 모습들 보았다 노동에 찌들어 살아가는 청년들과 사람이 되고싶은 판다와 호랑이 그들의 연관성은 아마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목표가 있다는 것이겠지. 과거에도 현재도 어쩌면 미래도 알바를 하면 살아갈 우리들 그럼에도 나의 소중한 꿈 목표를 위해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알바의집, 배로나르다" (원작: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창안,연출:김현탁 드라마터그:박선영 무대디자인,소품,의상,음악선곡:김현탁 조명디자인:홍주희 교육:곽영현 출연:장재호, 김미옥, 김남현, 곽영현, 김승현, 양혜선, 이다혜, 김주호, 박서해, 정준혁, 윤시은 제작:극단 성북동비둘기 후원:CJ문화재단 극장:CJ아지트 대학로 별점:★★★★☆) 김현탁 연출에 의해 해체, 재구성된 이번 작품은 원작에서의 불꽃놀이 같은 사랑 이야기 속에 감추어진 노동에 집중한다. 누군가의 감시 아래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노동이 그것이다. 원작의 첫 장면인 장례식장을 비롯해 동시대 다양한 아르바이트 공간을 본 공연의 주 무대 - 편의점, 요식업장, 배송업체, 물류업체, 키즈카페, 놀이동산, 의류 매장, 방송국, 결혼식장 그리고 연극 무대 등 -로 가져온다. 재배치된 공간을 오가는 형식의 재미에 빠져 극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청춘들의 치열한 현재가 우리의 아픈 곳을 찌르게 될 것이다.
전작 "메디아 온 미디어" 를 봤었던 극단 성북동비둘기 작품이다. 제목부터 ‘베르나르다'' 가 아닌 ''배로나르다'' 로 어떤 공연 일지 대충 짐작이 된다. 예상대로 원작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 없이 현재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The Ronettes(로네츠)''-Be My Baby 패러디 한 장면에서 빵 터짐... 이 공연을 선택하게 한 곽영현 배우님! 마지막에 부르는 ''메모리'' 가 좋아서 별점 1개 추가!

배우들의 연기와 움직임은 좋은데 조각조각 나뉜 이야기가 산만하다.

잘 보고 왔습니다..

감시하듯 내려다보는 시선인가 싶은데, 싱크대 배수구다. 포스터 상단 이미지를 보면 깨끗한 배수구가 의미하는 바, 능숙한 노동력이 된 알바로 청년의 모습이 엿보인다. 기름기 가득한 산더미 설거지를 끝내고, 땀으로 구정물로 얼룩진 유니폼을 입은 채로 마지막으로 청소 상태를 점검하는 점원 둘 혹은 셋. 하지만 그들 중에 정직원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 극장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 쉬고 있는 자와 무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전기 배선을 비롯해 세트를 손보는 누군가로 나뉜다.

연극이 시작하기 전, 알바의 집, 그러니까 저임금 알바만 가득한 대한민국 청년 세대의 현실이 이어진다. 하물며 연극 배우로 버틴다는 것 역시 꿈이 아니라면 벌이가 목적인 아르바이트로 치면 열악하기로는 손에 꼽을 것이다. 원작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은 가부장 시대 여성의 내면에 관습으로 자리잡은 억압이 극단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알바, 라는 스페인 성씨와 아르바이트와 하등 상관이 없을 것이나, 알바, 라는 단어에서 아르바이트를 자연스럽게 연상하는 2024 청년 세대의 실태를 늘 그렇듯 특유의 ''성북동비둘기''식으로 보여준다.

김현탁이 감각적으로 수집한 대중문화의 여러 파편, 조각, 자투리는 그의 각색, 연출을 통해, 다시 말해 연극적 콜라주-질(質)이 다른 여러 가지 헝겊, 비닐, 타일, 나뭇조각, 종이, 상표 등을 붙여 화면을 구성하는 기법-를 통해 전혀 다른 해석 혹은 무심코 지나가는 대중 문화의 기호들 안에서 실마리를 얻어 청년들이 겪는 일상을 그로테스크하게 읽어낸다. 즉, 청년들이 슬퍼하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도 익숙한 OST가 대체하는 식이다.

인간이 되고 싶은 곰과 호랑이, 즉 단군신화를 2024 버전으로 비트는 상황은 어떠한가. 놀이동산 탈을 쓰고 피자와 콜라 같은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달래고 알바를 버티고 버티지만 ''이제 인간이 되었다''고 선언하며 탈과 인형옷을 벗는 순간은 계약직 종료, 백수가 되는 순간이다. 순간 순간 빠르게 지나가는 무대 전환과 영상 사용이 거칠게 반복되면서 난삽하고 때로 난잡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지러운 만화경에서 불안하기 보다 매 씬이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면 극장 안이 현실이고 밖이 가상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