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밝은 극이나 코미디를 좋아해서 그런 느낌인 줄 알고 보러갔는데 막상 보니 막 밝은 내용은 아니지만 감동적인 내용도 있고 배우분들이 진짜 연기랑 노래를 기깔나게 하셔서 너무 만족스럽게 보고 돌아왔습니다!!!! 동진장미 최고야.......펄라이카 너무 귀여워 엉엉

어렸을 적 무척 좋아했던 <어린왕자>와 라이카에 대한 공연이라고 해서 눈길이 갔어요. '그 하찮은' 넘버가 공개되고 나서 내가 알던 그 어린왕자가 어떻게 변했을지 너무 궁금해서 바로 예매를 했었습니다. 라이브러리씨어터에서 제공한 정보 말고는 일부러 다른 후기는 보지 않고 갔습니다. 직접 감상하고 저만의 판단을 내리고 싶어서 보통 시놉시스나 배경만 읽고 가는 편이에요. 제작진이 올려주신 배경 설명이나 비하인드 등을 읽고 가시면 자첫에도 좀 더 이해하기 편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전 너무 잘 보고 왔습니다. 극 중 인간들의 모습은 실제로 우리가 매일 보는 인간들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입체적인 인물이지요. 캐롤라인은 라이카를 사랑했고 결국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라이카 실험에 참가한 사람인 것엔 변함이 없습니다. 목적을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하는 인간들과 그 밑에서 저항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리페르트의 이야기가 담겨서 좋았습니다. 극 속 리페르트도 결국 가족과 떨어진 전쟁의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캐롤라인과 리페르트가 완벽한 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극 중 '존재'라 불리는 캐릭터들은 이런 인간의 파괴적인 모습을 싫어합니다. 그 중 왕자는 유독 인간을 싫어하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습 속에서 인간과 닮아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라이카는 인간에게 끔찍한 일을 당했음에도, 왕자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고, 더 나은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인간으로서 우리의 모습을 돌이켜보고, 라이카와 같이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가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극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캐릭터는 장미입니다. 장미는 오랜 시간을 홀로 견디고,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 가장 성장한 존재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이들은 생각하는 법도 가장 잘 알고 있지요. +) 글자수 제한으로 댓글로 넘어갑니다...

2번째 넘버 '기다려' 부터 오열했어요.. 이렇게 금방 울게될 줄은 몰랐어요. 슬플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라이카가 우주선 타고 캐롤라인의 기다려란 말을 계속 되뇌이면서, 본인이 아프고 어지럽더라도 캐롤라인의 말을 듣는 인간 좋아 말 잘 들어 강아지인 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가사 중에 오늘은 좀 더 힘들었으니 맛있는 식사가 기다리고 있겠지, 산책도 더 오래 할 수 있겠지, 나를 더 꼭 안아주겠지 이 가사 들을 때마다 너무너무 슬퍼요...ㅠㅠ 그리고 '기다려' 넘버 리프라이즈 해서 계속 나오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좋으면서도 라이카가 진짜 1막 내내 모두에게 기다려라는 말을 듣는 걸 보니까 마음이 안좋았어요. 아니 심지어 '기다려'는 선공개 넘버라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듣자마자 울었어요. 캐롤라인을 향한 라이카의 조건 없는 사랑이 너무 슬프고 아름다워서 미칠 것 같았어요. 왜 너가 더 사랑을 해.... 인간이 미안해... 제 최애 넘버는 '원지로'!! 너무 좋음!!!!!! '원지로' 리프라이즈 나올 때마다 재관람을 결심했습니다. 로케보트 은혜님이 정말정말 아름다우시고 귀여우셔요. 은혜님 캐슷으로 한번 더 보고싶어요! 제발! 아직 업데이트가 다 안돼서 뚝딱이는 로케보트가 귀여워요ㅜㅜ 마치 캐롤라인처럼 라이카에게 뭔가를 자꾸 해주려고 하는데 오히려 라이카가 로케보트를 달래주는 관계성이 좋아요. 라이카: "로케보트, 나는 네가 캐롤라인과 달라서 좋아하는 거야!!" << ㅠㅠㅠㅠ 라이카ㅠㅠㅠ???????? '아름다워' 선공개로 알고 있었던 넘버가 '기다려', '아름다워' 두개였는데 '아름다워' 실제로 보니까 넘버 내내 모든 것이 화려하고 반짝이고 장미라는 캐릭터를 정말 잘 보여주는 넘버여서 좋았습니다. 장미 진국... 내면이 매우매우 성숙한 장미야.. 바오밥들과 장미 케미 최고예요. 바오밥들 너무 잘해요! 갓상블! 라이카를 한층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줘요. 장미는 개그캐면서 라이카 조력자이면서 내면이 성숙한 매력적인 캐릭터!!

작은 존재에 불과한 라이카 앞에서, 우리는 더더욱 작디작은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항상 더 먼 곳을, 더 높은 곳을 바라보지만 언제나 아래를 내려다보고 살필 필요가 있음을 시사해주는 극이에요. 그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거대한 것들을 꿰뚫을 수 있을 테니까요.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