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컨이 국내에 소개된 지도 약 13년이 넘었습니다. 1997년 말부터 KBS 드라마 <가을동화>와 TV-CF <카페라떼>, 각종 드라마, 다큐멘터리, 라디오 방송 시그널 뮤직 등 케빈 컨이 어느 나라의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의 음악은 어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보다 인지도가 높습니다. 십 수 년이 지난 현재도 'Return To Love'는 MBC FM4U <김기덕의 골든디스크>의 목요일 코너 ‘음악에세이’의 시그널 음악으로 쓰이고 있기에 한국의 누구나 케빈 컨의 음악은 이미 한 번쯤은 들어보았음직한 음악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케빈 컨은 놀랍게도 생후 18개월 만에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4살 때 정식으로 개인 지도를 받았으며 14살 되던 해에 정식으로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연주를 통해 프로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미시간 음대, 뉴 잉글랜드 콘서바토리 등에서 학위를 수여한 뒤, 보스턴을 중심으로 음악활동을 하던 케빈 컨은 많은 공연과 마스터클래스를 가지면서 자신의 천부적인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으며 드디어 1996년 리얼 뮤직의 창립자 테렌스 얄롭(Terence Yallop) 의 추천으로 데뷔앨범 이 발매되어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큰 성공을 이룹니다. 멜로디가 부드럽고 편안하며 사색적인 감상의 시간을 제공하기에 자연주의자, 명상주의자(지금의 로하스족)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됩니다.

1998년 발표되었던 과 2006년 발매된 는 'Le Jardin', 'Return to Love', 'Butterfly', 'Pastel Reflection' 등 히트곡에 힘입어 한국에서는 스테디셀러가 되었습니다. 빌보드 뉴에이지 차트 10위권 데뷔와 함께 2005년 빌리 조엘 등이 소속된 스타인웨이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성공을 이어갑니다.

케빈 컨의 음악은 앨범이 발표될수록 점점 내면화되어 절제하는 성향이 보여 집니다. 이는 1998년 여름( 녹음당시로 추측할 수 있음)에 그나마 흐릿하게나마 볼 수 있었던 시력을 거의 상실하고 현재는 밝고 어두운 정도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감수해야 했던 케빈 컨의 내적변화가 음악 세계에 많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가 조심스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