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티쿰합창단 음악감독, 작곡가.
그는 현재까지 오케스트레이션 작업으로 음악계에 활동을 알려왔다. 세상에서 가장 풍부한 소리를 내는 악기인 오케스트라를 위한 편곡은 그 자체로 입체적인 작업이라 하겠지만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단지 악기의 적절한 배치를 넘어서 곡이 가지는 본연의 영감을 끄집어내고 증폭시켜 새로운 차원의 소리를 선사한다.
이는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에 다시 색을 입혀 생동감을 되살리는 것과 흡사하다. 당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현재 작품이 주는 의미를 재해석하여 사람들이 음악에 쉽게 공감하도록 이끌어준다.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우리가 봤거나 상상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할 만큼 소리의 색채가 선명하고 풍부한 감성을 품고 있다. 이것은 그가 타고난 영감 외에도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음악의 문맥에 따라 질서 있게 조율할 수 있는 학문적 소양과 마음속 이미지를 소리로 정확하게 옮길 수 있는 전문성을 지녔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가 늘 다루었던 오케스트라가 나라와 민족, 시대가 지니고 있는 거대한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은 하나님의 거룩함과 위대한 속성을 노래하는 교회음악과 연결된다. 이미 십대시절 교회에서 음악인생을 시작하였고 그 후로도 끊임없이 성가대를 지휘했던 그가 교회음악을 보다 깊이 있고 전문성 있게 다룰 수 있는 칸티쿰합창단을 만든 것은 자연스런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십수 년 간의 기간동안 교회음악의 경건함을 보전하고 발전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