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8년 프랑스 파리에서 성악교사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비제는 1848년 10살 때 파리음악원에 들어가 마르몽텔에게 피아노를, 브누아에게 오르간과 푸가를 지베르만에게 작곡을 배웠다. 그리고1856년 지베르만이 죽은 후에는 비제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준 알레비에게 배웠다.


1856년 칸타타 <다윗David>을 로마대상 (*프랑스 예술원에서 예술 각 분야에 콩쿠르를 실시해 1등에게 주는 상) 작곡 콩쿠르에 제출해 입상하고 다음해에는 칸타타 <클로비스와 클로틸드>로 로마대상을 받아 장학금을 받고 3년 가까이 유학했다가 파리로 돌아와 그때부터 오페라 창작에만 힘썼다.


1863년 이국적인 선율의 3막 오페라 <진주잡이>를, 1869년 2월 로마에 있을 때를 생각하여 만든 모음곡<로마의 추억>를 작곡한다. 6월에는 은사 알레비의 딸 주네비에브와 결혼한다. 1872년 보드빌 오페라극장 지배인 카르발로의 권고로 도데의 소설을 극화한 <아를의 여인>의 부수음악 27곡을 써서 성공하고 그중 4곡을 스스로 선택한 모음곡은 연주회에서 연주되어 정중을 사로잡았다.


1875년 오페라 <카르멘>을 만들었는데 3개월 후인 6월 3일 비제가 37세로 요절할 때까지 무려 33회나 공연되었다. 비제는 오페라음악에 뛰어난 발자국을 남겼는데, 어느 것이나 등장인물의 정확한 표현, 빈틈없는 무대구성, 세련된 작곡기법과 새로운 맛으로 당시의 오페라계에 큰 자극을 주었다. 특히 <카르멘>은 악기의 개성을 잘 살린 이국정취가 많이 풍기는 곡으로 그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뛰어났고, 이 작품은 같은 시대에 있어서나 그 다음 시대에 있어서나 특히 이탈리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의 극음악적 재능은 특히 제4막 대단원에서 노래가 서로 얽히면서 합창과 관현안기 숨 막힐 듯이 모이고 뭉치는 극적 효과에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이 작품은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와 함께 롤랑이 말했듯이 프랑스 오페라의 쌍벽을 이루는 명작으로 지금까지 높이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