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EDM(Electronic Dance Music·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얘기하지 않고는 세계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만큼 EDM은 현 시대가 요구하는 대중음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중독성 강한 일렉트로닉 소스로, 듣는 이의 심장과 엉덩이를 마구 들뜨게 하는 이 음악은 일반 댄스 뮤직에서도, 실연만을 고집하는 록계에서도 다양하게 차용되며 주류 음악으로 당당히 올라섰다.
　EDM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것이 `EDM 페스티벌'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열린 `제 2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는 10만 관객이 찾을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유명한 뮤지션 대신 낯선 얼굴의 DJ들이 벌이는 디제잉에 관객들은 쉽게 열광한다. 중요한 건 인지도가 아니라 콘텐츠다. 기계음에 익숙한 젊은 층을 더 깊이 끌어들이기위해 어떤 재료로 승부수를 띄워야하는지 DJ계의 `트렌드 세터'들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EDM 페스티벌은 해가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 추운 날씨에도 최소 2만 관객 이상을 끌어모을 수 있는 무대들이 아직 2개나 더 남았다. 오는 3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하이네켄 센세이션'과 12월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맥스아웃코리아 NYE 카운트다운 2014'가 그 주인공이다. 한 달 사이로 열리는 비슷한 색깔의 이 무대들을 향한 관객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댄스 이벤트에 참가하는 DJ들과 그들이 꾸리는 무대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EDM의 초절정 인기의 비결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 하이네켄 센세이션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열리는 이 무대는 최첨단 조명 쇼와 불꽃놀이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 퍼포머들의 스테이지 쇼, 최정상 DJ들의 환상적인 디제잉과 폭발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이 한꺼번에 펼쳐진다. 올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란 주제로 마법의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할 예정. 이 무대의 화려한 일렉트로닉 음악은 5명의 최정상급 DJ들이 책임진다.

◆ 맥스아웃 코리아
이 무대는 겨울 EDM 페스티벌 가운데 최대 규모로 올해 처음 한국에 선보인다. 관객 친화형 무대로 거대한 돔형 DJ 스테이지가 선보이고, 무대 어디서든 동일한 음압으로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음악을 선보인다는 게 강점. 특히 DJ 스테이지는 360도 회전과 업&다운이 가능해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라인업도 국내 팬의 기호에 맞췄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핫한 슈퍼 디제이 6팀'이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Swanky Tunes(스웽키 튠즈)
실험정신으로 가득 찬, 다양한 EDM 스타일의 사운드를 추구하는 스웽키 튠즈는 1998년 결성됐다. 빈티지가 가미된 테크노 사운드를 시작으로 테크노와 일렉트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까지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넘나드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팀이다.

Hard Rock Sofa(하드 록 소파)
2005년 결성돼 러시아에서 가장 핫한 프로듀서 겸 DJ로 자리매김한 팀이다. 지난 5년간 20여곡의 싱글을 발표했고, 50여종의 리믹스 트랙을 출시했다. 2007년 `패스트 트랙스(Fast Trax)' 콘테스트에서 `브레이크 더 선(Break the Sun)'이란 트랙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Psyko Punkz(싸이코 펑즈)
2008년부터 스벤 시퍼다와 위츠 아머스푸트로 구성된 네덜란드 출신의 하드 스타일의 일렉트로닉 뮤직을 추구하는 최강의 듀오다. 이들의 히트작인 `베이스 붐(Bass Boom)'은 유튜브에서 450만 건의 클릭 수를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Marcel Woods(마셀 우즈)
한 해에 최고의 EDM 페스티벌 중 하나인 센세이션 블랙과 화이트의 메인 무대를 장식한 유일한 DJ. 글로벌 개더링, 댄스 밸리, 트랜스 에너지 등 전세계 톱 EDM 페스티벌의 중심을 장식하는 헤드라이너로 유명하다. 댄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아티스트로 입지를 굳혀왔다.

◆ EDM 페스티벌의 인기비결

　EDM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움이다. 관객들은 무대의 주인공에 집중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DJ를 쳐다보지 않고, DJ가 들려주는 음악에 완전히 매몰하며 자유분방하게 춤출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 DJ의 음악들은 댄스 음악이 가지고 있는 그루브(Groove·리듬감)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들썩 거리는 리듬감위에 덧칠해진 여러가지 살아숨쉬는 표현력들이 마치 새로운 세계를 탐방하는 듯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DJ들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지루해질 만하면 새로운 장치와 재료로, 계속 엉덩이를 흔들도록 부채질한다.

　작은 클럽을 큰 무대로 옮겨놓겨놓은 EDM 페스티벌은 그 자체로 신세계다. 선과 색이 다양하게 살아있는 무대 장치, 퍼포머들의 아찔한 선정적 춤사위, 거대한 조형물을 통한 시각적 효과 등은 청각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관객들의 욕구를 제대로 해소시켜주고 있다. EDM 페스티벌의 기계적 장치들이 20, 30대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흥행의 비결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친숙한 젊은 세대들이 차가운 기계적 공간에서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고, `나와 다수'가 아닌 `나와 너'의 개인 커뮤니케이션에 길들여진 문화 흐름을 고려하면, 가장 최적화된 놀이 문화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페스티벌 관계자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혼자 디지털 게임을 갖고 놀듯, DJ 음악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놀이가 EDM 페스티벌"이라며 "앞으로 EDM 페스티벌 시장은 젊은 층의 수요와 더불어 더욱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