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락의 대명사 엑스재팬이 드디어 한국에 옵니다. 오는 10월 28일 올림픽공원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이들의 첫 내한공연은 2008년과 2009년 내정되었다가 두 차례나 취소된 적이 있어 내한 발표 이후에도 진위여부를 두고 말이 많았더랬습니다. 실망이 컸던 만큼 팬들에겐 열망해왔던 공연이었던 거죠. (이 때 매니지먼트와의 문제로 인해 취소된 사정에 대해선 멤버 모두가 한국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엑스재팬은 한때 음악 좀 들었다는 음악팬들에겐 아련하고 가슴 벅찬 이름입니다. 90년대 일본문화가 정식 개방되지 않았던 시기, 엑스재팬은 학생들간에 불법 복제한 카세트테이프로 공유되었고, 불법으로 상영 되어지던 이들의 뮤직비디오와 공연실황은 어두운 음악감상실의 단골 레파토리였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어둠의 경로로 몰래 몰래 퍼졌지만 음악을 넘어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까지 자리잡았습니다. 이렇게 비공식적으로 판매된 앨범이 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니까요. (혹자는 일본문화 개방의 결정적인 촉매제는 엑스재팬이라고 말할 정도죠.)

1982년 요시키와 토시의 만남으로 첫 번째 싱글 를 발표한 이들은 첫 번째 앨범임에도 높은 판매량을 보였으며, 1988년 4월 데뷔 앨범 를 발매 하여, 300시간 만에 전량 매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알록달록한 머리와 화려한 의상, 진한 메이크업 등 독특하고 강한 비쥬얼과 절제되고 아름다운 감성적 멜로디를 주무기로 ‘비주얼 록’을 선보인 그들에 대한 열광은 하나의 사회현상으로까지 이어지기에 충분했죠. ‘Kurenai’, ‘X’, ‘Endless Rain’, ‘Say Anything’ ‘Tears’ 등 수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하며 전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들의 영향은 루나씨, 라르크앙씨엘, 글레이 등 후배 밴드들로 이어졌고, 국내의 적지않은 뮤지션들이 이들의 음악적 영향을 받거나, 엑스재팬의 노래들을리메이크 하기도 했죠. (서태지의 이름이 얼마전 사망한 타이지의 이름에서 가져왔다는 루머도 있었죠) 그러던 그들이 1997년 돌연 해체를 발표하고 정말 전설로 사라질 뻔 했죠. 기타리스트 히데의 죽음과 잇따른 보컬 탈퇴, 멤버교체.. 무엇보다 리더인 요시키와 보컬 토시의 갈등은 밴드를 해체로 몰고 간 결정적 이유였습니다.

해체 후 11년만인 2007년 재결성한 엑스재팬은 기존 멤버였던 요시키, 토시, 파타, 히스 여기에 2009년 스기조까지 합류하여 지금의 멤버들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들을 다시 재결성 시킨 것은 요시키가 죽은 히데를 그리며 작곡한 노래 ‘위드아웃유’, 이노래를 들은 토시가 눈물을 흘리고 둘은 10년만에 엑스재팬의 재결성하기에 이릅니다. 올해 6월 28일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에서 열린 유럽투어에서 연속 매진 사례를 기록, 화려하고 열정적인 공연으로 ‘X JAPAN’의 건재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오는 9월부터는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 지역을 투어하고 10월부터는 아시아투어를 시작하며, 이번 세계투어를 통해 ‘X JAPAN’은 그 위상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