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K(빅마마킹의 약자·본명 김현정·38)는 '솔의 국모'로 통한다. 아마 국내 모든 '솔(Soul)' 음악은 BMK라는 필터를 거쳐야 시작되고 완성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외모(머리에서 발끝까지)에서부터 체화된 가창력까지 모든 구석구석이 '흑인 음악'의 흔적을 배어물었다. 어릴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들었던 음악도 가스펠로 시작해 R&B, 솔을 거쳐 재즈로 완성됐고, 커서도 이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덕분에 그는 MBC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 발라드를 부르면 최하위 성적에 머물다, 펑키나 솔을 부르면 스프링처럼 다시 튀어오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흑인 음악에 강점을 주로 보인다'고 물어보자, 그는 "그냥 음악을 즐겼을 뿐"이라며 "무대에서 리듬이 흘러나올 때 그루브(Groove·흥)를 탄 것 같다"고 했다.

BMK는 오는 9월 17일∼18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콘서트를 연다. 이 무대에서 그는 앨범 수록곡을 비롯해 `나가수' 경연 곡, 재즈 곡들을 섞어 들려준다. `다양성'을 콘서트의 핵심으로 꼽는 그는 곡의 미학 보다 곡의 대중화에 더 신경쓴 듯하다. `요즘 알아보는 사람이 많으냐'고 묻자, 그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걸 피부로 느낀다"며 "아무리 변장을 해도…. ㅋㅋ" 라고 답했다. "아무리 대중성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나름의 원칙은 있어요. '솔의 국모'라는 타이틀에 맞게 장르를 넘어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BMK만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어요."

'솔의 국모'가 듣고 좋아했던, 그래서 우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음악들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어려운 음악일까, 쉬운 음악일까. 낯설어도 그의 음악 세계를 따라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 모든 것이 궁금한 그의 음악 세계다.

어릴때부터 목청이 커서 한 번 웃으면 다른 반까지 그 소리가 번졌던 BMK는 그러니까 `타고난 폭발력'의 소유자였다. 그 폭발력은 2002년 리쌍과 김진표 앨범에 참여한 피처링을 통해 확실히 증명됐다. 그 때 리쌍은 "누나가 노래 하는데, 스피커가 터지는 줄 알았다"며 풍부한 성량과 가창을 자랑한 BMK의 목소리를 `공인'했었다. BMK의 음반에 수록된 소위 발라드풍의 노래를 들어보면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마이크를 대고 부르면 가창은 물론, 박자에서부터 얽히고 설킨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들을 땐 쉬운데, 부를 땐 어려운 게 BMK 음악의 미학이다. 그는 그런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