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이 내년 2월 NT Live 3편을 선보인다.  

NT Live(National Theatre Live의 약칭)는 영국 국립극장이 영미권 연극계의 화제작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국립극장이 최초로 2014년 3월 NT Live를 도입해 총 18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제일 먼저 소개되는 '한 남자와 두 주인'은 2011년 영국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영국 국립극장 NT Live 10주년을 맞이해 한국에 상륙했다. 이 작품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모두에서 큰 흥행을 거둔 검증된 코미디로 주연을 맡은 제임스 코든은 미국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진행자로 연기력과 가창력이 뛰어난 다재다능하고 사랑스러운 배우이다.

'한 남자와 두 주인'의 주인공 프랜시스 헨셜은 갱스터인 로스코 크래브와 상류층 인사 스탠리 스터버스에게 경호원으로 고용되고, 동시에 두 명의 주인을 모시게 되면서 일이 꼬인다. 두 주인에게 서로 만나서는 안 되는 비밀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프랜시스의 유쾌한 고군분투기를 그린다. 공연은 2월 6일부터 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어 소개되는 '리먼 트릴로지'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탈리아 극작가 스테파노 마시니가 2009년 세계적인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를 일군 리먼 가문을 소재로 한 희곡을 바탕으로 2018년 영국 국립극장에서 제작된 뒤, 2019년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되며 화제를 모았다.

유례없는 파산으로 몰락한 리먼 브라더스의 역사는 1844년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세 명의 유대인 형제들로부터 시작된다. 작은 옷가게를 창업해 투자은행을 설립하기까지, 3대를 거치며 그들의 야심은 점점 커지고, 세계적인 금융제국을 건설하기 이른다. 어떻게 한 가문의 몰락이 세계 경제에 혼란을 가져왔는지 사이먼 러셀 빌, 애덤 고들리, 벤 마일스 단 세 명의 배우가 세대와 시대를 넘나들며 장장 163년의 대서사극을 이끌어간다.

'리먼 트릴로지'는 연출가 샘 멘데스와 무대 디자이너 에스 데블린의 화려한 무대 디자인과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특징으로, 공연은 2월 8일부터 12일까지, 2월 15일부터 16일까지 총 4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상영된다.  

마지막으로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 돌아온다. 이 작품은 2019년 3월 NT Live 관객 설문조사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위로 선정되어 다시 한번 관객들을 찾는다. 영국 국립극장에서 촬영된 초창기 제작 버전으로 웨스트엔드 공연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마리안느 엘리엇의 위트 넘치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2012년 초연 이후 2013년 로런스 올리비에상 7개 부문, 2015년 토니상 5개 부문을 수상한 히트작으로 국내에서도 라이선스 연극으로 제작되어 흥행을 거둔 바 있다.

이야기는 15세 소년 크리스토퍼의 이웃집 개가 죽어있는 채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소년은 집 근처를 벗어난 적이 없고, 낯선 사람과의 신체적 접촉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해 모험을 시작한다. 주인공의 심리를 단순한 무대와 영상, 배우들의 움직임 연기로 표현해 상상력을 극대화시켰다. 공연은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이어 2월 18일부터 19일까지 총 5회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상연된다.
 
NT Live '한 남자와 두 주인',  '리먼 트릴로지',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