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궁을 밤에 즐길 수 있는 고궁 야간 개장. 그 중에서도 <창덕궁 달빛기행>은 특별하다. 우리나라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을 배경으로, 음력 보름을 전후해 은은한 달빛 아래 고궁을 거닐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보름달 뜨는 밤 매회 사전에 예약한 100명만 입장이 가능하다.

창덕궁은 경복궁 중건 이전까지 조선의 국궁으로서 위엄과 흥망성회를 함께한 궁으로, 조선의 궁궐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임금들이 거처했던 궁궐이며, 현존하는 조선의 궁궐 중 그 원형과 자연이 가장 잘 보존돼있다.

총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참가자들이 20명씩 집결하여 입장하게 되며,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에서 시작하여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금천교를 지난다. 왕의 즉위식, 외국사신 접견 등이 이뤄진 왕의 정무 공간인 인정전을 둘러본 후, 후원에 들어서며 본격적인 기행이 시작된다.


달빛과 함께 궁의 비밀 정원 속으로~
우리에게 비원으로 잘 알려진 창덕궁의 후원은 다양한 정자, 연못, 수목, 괴석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곳이다. 평소에는 관람예약을 해야 볼 수 있는 후원을 <창덕궁 달빛기행>에서는 직접 청사 초롱을 들고 거닐 수 있으며, 전문 해설사에게서 창덕궁에서 일어났던 조선 왕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일반 양반가의 집을 모방하여 궁궐 안에 지은 120여 칸의 집인 연경당에서는 간단화 다과와 함께 국악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연경당은 고종과 순종 시절에 연회 공간으로 자주 사용되었던 곳으로 전통예술공연은 이점에서 착안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왕실 여성의 거주공간인 낙선재 후원에 서 있는 누각 상량정에서의 대금 독주 프로그램이 기존 관람코스에서 추가되어 깊은 대금소리와 함께 달밤의 정취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게 됐다.

궁궐처럼 잘 보존된 도심 속의 힐링 공간도 없을 것이다. 이곳에서 소중한 이와 함께 달빛을 받으며, 궁궐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벗삼아 하루의 마무리를 해보는 건 어떨까? <창덕궁 달빛기행>은 오는 3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일정을 진행하며, 하반기에는 8월부터 10월까지 열린다.

<창덕궁 달빛기행>의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아쉬운 이들은 경복궁과 창경궁에서 열리는 야간 특별 관람을 노려보자. 24일 낮 2시부터 인터파크에서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한국문화재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