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비친다. 바람이 상쾌하다. 발걸음도 가볍게 나들이 떠나볼까? 사람들로 가득찬 유명 꽃구경은 싫고, 장거리가 부담스러운 직장인에 아이들까지 함께라면, 이 공연, 이 무대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야외 나들이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최적의 공연에서부터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스테디셀러, 참신한 개성과 재미로 뭉친 작품들까지, 선택도 자유! 즐기는 것도 자유!

콧바람 쏘이며 광합성까지! 유쾌한 축제 한가운데

콧바람도 쏘이고 광합성까지 할 수 있는 기분 좋은 나들이에 재미있는 공연이 더해진 환상의 코스. 5월을 채우는 공연예술축제들로 가보자. 5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안산 일대가 무대로 변신한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별도의 입장료를 내지 않고서도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해외, 국내 새롭고 신선한, 탄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인간모빌’이 되어 공중에 떠 있는 사람들, ‘도로 위의 신사’들의 유쾌한 노래와 퍼포먼스, 비누방울과 벤치, 거인이 있는 곳도 남녀노소의 흥미를 성큼 끌어당긴다. 한껏 상기된 관객과 배우들의 표정이 어느 새 우리에게도 전염되어 있을 것이다.


4월 28일부터 5월 30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청소년공연예술제가 열린다. 해오름, 별오름, 달오름극장과 야외 무대인 KB하늘극장에서 국내외 호평을 받은 아동, 청소년극이 한데 모이는 이번 축제에서는 코미디, 댄스, 인형극,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색다른 무대들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오감을 충분히 자극해 줄 것으로 기대. 맑은 공기, 푸른 우거진 나무들로 남산에 위치한 국립극장은 제법 조용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큰 장점도 있다.

개성파 장르, 난 다른 작품과는 달라!

뮤지컬과 연극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장르로 버무려진 신선한 무대를 추천!
도심 한 가운데 이런 곳이 있다니! 남산 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남산국악당에서 공연하는 어린이 국악 뮤지컬 <문지기문지기 문열어라>(4.12~6.28, 서울남산국악당)는 장사 나간 아빠를 마중 나가기 위해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퀴즈를 풀며 사대문을 열어가는 과정이 창작 국악과 전래동요들과 어울려 흥겹게 펼쳐진다. 공연 중 등장하는 전통놀이와 동요를 배울 수 있는 별도의 체험 학습도 마련되어 있고, 공연 전후 남산한옥마을을 둘러보며 ‘서울정도 600년’을 기념해 묻어놓은 타임캡슐 등을 만나보는 것도 큰 재미.

판소리음악극 <하얀 눈썹 호랑이>(5.9~13,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는 재미있고도 탄탄한 판소리 뮤지컬을 선보여 온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믿을 수 있는 신작. 젊고 재치있는 다섯 명의 소리꾼들이 사물과 사람 등으로 변신하며 들려주는 ‘하얀 눈썹 호랑이’ 이야기가 구성지게 펼쳐지면, 어른이고 아이고 ‘얼쑤’, ‘좋다’ 신명나는 추임새가 이어진다.


더 이상 소수청중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더욱 친숙해지며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오고 있는 클래식의 아름다움, 이젠 온 가족이 함께 해도 좋다. 어린이 오페레타 <부니부니>(4.14~5.20,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는 모차르트, 베토벤 등 거장들의 음악과 함께 바순, 튜바, 호른, 색소폰 등 평소 따로 접하기 어려운, ‘입으로 불어서 연주해야 하는’ 관악기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또 단 하루 공연이라 아쉽지만 <2012 어린이 아르츠 콘서트>(5.26,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는 사라진 ‘모나리자’를 찾기 위해 프랑스로 떠나는 주인공의 모험을 따라가고 있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 접하는 여러가지 명화들의 이야기가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깨끗하고 넓은 대지와, 서울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극장 용의 위치는 공연 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 젖어 있는 온가족의 눈과 마음을 환기 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무한 상상력이 싣고 오는 따뜻한 감동

따뜻한 감동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동화는 우리 모두를 순수의 세계로 안내한다. 아름다운 이야기로 전세계의 사랑을 받은 동화를 바탕으로 하여 꿈 같은 무대로 태어난 작품들도 베스트 초이스.

뉴질랜드 레드 립 씨어터의 <도착>(5.3~6, LG아트센터)은 시간과 장소를 여행하는 이민자의 삶을 포근한 감성으로 담은 동명의 그림책에서 소재를 가져 왔다. 낯선 땅에서 주인공이 만나는 낯선 건물, 음식, 신기한 동물들의 모습이 정교한 무대,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품과 배우들의 마임으로 꾸며진다. 2009년 초연 후, 시드니, 홍콩 등 아트 페스티벌에서 찬사를 받아 한국에까지 오게 된 작품.


뮤지컬 <너는 특별하단다>(4.16~5.5, CTS아트홀) 역시 세계적인 스테디 베스트셀러의 동화를 무대로 재탄생시켰다. 나무마을 사람들이 황금별을 따기 위해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과정에서 저마다 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 2004년 국내 초연 이후 앵콜 공연을 거듭하고 있는 이 작품은 라이브 음악에 마술과 그림자극, 인형극이 어우러져 매마른 관객들의 감정을 부드럽게 건드려주고 있다.

이 작품 아직 안 봤어요?

도대체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일 때는 ‘옆집 아이도, 뒷집 친구도 봤다는’ 그 작품에 한 표를 걸어 보는 것도!. 이유 있는 스테디셀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미취학 아동들의 대통령, <슈퍼영웅 뽀로로>(4.27~5.13, 능동 어린이대공원 내 돔아트홀)의 강세는 여전하다. 슈퍼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뽀로로 앞에 나타난 진짜 영웅 뽀로로! 아이들의 큰 함성소리가 벌써 들리는 듯 하다. 공연 전후 어린이대공원에서 만개한 꽃들과 함께 맘껏 뛰어 수 있으니 1석 2조다.

올해로 7주년을 맞는 뮤지컬 <브레멘 음악대>(4.7~5.20,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는 호기심 많은 당나귀 동키, 우아한 고양이 캐티 등 브레멘 음악대가 되기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올해는 특히 ‘300살 부엉이 할아버지’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네 마리 동물들의 멘토로 활약해 아이들의 정서와 교육적인 부분을 크게 강화한 것이 특징.


평소 아이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부족했던 아빠라면, 매주 수요일에 아빠들은 단돈 1천원에 관람이 가능한 뮤지컬 <어린이 난타>(4.20~12.30, 예림당아트홀)를 눈여겨 봐도 좋다. 요리사들이 세계요리경연대회 출품할 특별요리를 만들면서 벌이는 좌충우돌은, 더욱 역동적인 춤과 노래로 오랜 시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이 밖에 전국 각지에서 공연 중인 액션라이브쇼 <파워레인저 미라클포스>는 남자 아이들의 ‘머스트 씨’ 공연으로 여지 없이 꼽히고 있으며, 뮤지컬 <피터팬>(5.17~20,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하늘을 나는 피터팬이 라스베가스 오리지날 플라잉 기술팀에 의해 공연장에서 재현되어 부모들의 눈과 마음까지 놀라게 하는 무대로 꼽힌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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