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18년 전 일어난 대표적 미제사건인 ‘송혜희 양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한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시선은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대학로 스튜디오SK에서 연극 ‘나영이를 찾아주세요’를 공연한다.

이 연극은 1999년 경기도 평택에서 일어난 ‘송혜희 양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송 양은 친구를 만나고 밤에 귀가하던 중 시내버스에서 내린 뒤 그대로 행방불명됐다.

경찰이 대대적으로 공개 수사에 나섰지만 송 양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한 30대 남성이 함께 따라서 내렸다는 버스 기사의 진술이 있었지만 수사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결국 사건은 2014년 2월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송 양의 아버지는 사건 이후 트럭에 송 양의 사진이 그려진 현수막을 걸고 전국을 떠돌며 지금까지도 실종된 딸을 찾고 있다.

이 연극은 송 양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실종된 딸 ‘나영이’를 찾기 위한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극단 측은 “딸을 찾아다니는 아버지의 절박한 사랑과 장애인 아이를 통한 사랑의 깨달음을 통해 상실과 이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현대 사회에서의 아버지 존재와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성찰하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한국연극배우협회장과 서울연극연기자협회장, 극단 세미 대표 등을 지낸 배우 최성웅 씨가 딸을 찾는 아버지 태석 역을 맡았다. 배우 위희순, 손인수, 김희애 등이 함께 출연한다.

여러 영화 및 드라마에서 액션감독 겸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조명행도 다양한 역할로 등장한다.

작가 겸 연출을 맡은 홍란주 연출가는 “어떻게 실종된 딸을 찾아다니는 아버지의 근원적 고통에 접근할 것인가. 심정적으로나 의식적으로도 그 고통에 감히 다다를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딸이 실종됐지만 폐차에서 생활하는 집 없는 아이들을 돌보며 더 큰 사랑을 깨닫게 된 아버지를 인터뷰하면서 작품을 쓸 수 있었다”며 “사랑은 나보다 더 큰 사람에게서 받는 게 아니라 나보다 더 작은 사람에게서 받아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역시 이 작품을 쓰면서 연극과 사람에 대한 처음의 마음과 사랑을 회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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