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넘버는 뮤지컬 작품의 깊이를 더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처럼 때로는 화려하고 웅장한 선율로 꿈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담기도 하고, 뮤지컬 ‘헤드윅’처럼 날카로운 록 음악에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내기도 한다. 뮤지컬넘버는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정을 대변한다. 뮤지컬은 대사 대신 멜로디와 가사로 감정을 전해 전달력이 높다. 뮤지컬넘버 속에는 연기와 대본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감정과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 있다. 무대에 직접 오르는 배우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연출자는 어떤 뮤지컬넘버를 인상적으로 들었을까.

뮤지컬 ‘모비딕’
연출가/평론가 조용신

개인적으로 뮤지컬 ‘컴퍼니’ 중에서 ‘marry me a little’을 가장 좋아한다. 음악이 정말 좋다. 뮤지컬 작곡가로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스티븐 손드하임’을 좋아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음악도 정말 좋았다. 좋아하는 음악을 따지면 무한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애비뉴 큐’, ‘헤어스프레이’, ‘헤어’ 등 다양한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다. 창작 뮤지컬넘버 중에는 장소영 작곡가의 ‘피맛골연가’와 이지혜 작곡가의 ‘첫사랑’, 박정아 작곡가의 ‘마마 돈 크라이’도 굉장히 인상적이고 좋았다.

뮤지컬 ‘겨울연가’, ‘바람의 나라-호동’
연출가 유희성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나오는 ‘겟세마네’라는 넘버가 있다. 그 넘버를 가장 좋아한다. 이유는 이 아리아를 처음 듣고서 뮤지컬을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들으며 뮤지컬에 대한 애정과 앓이가 시작됐다.

뮤지컬 ‘미스사이공’, ‘잭더리퍼’
배우 이건명

뮤지컬 ‘렌트’에 나오는 ‘Season of love’를 좋아한다. 첫 음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다. 그 코드가 들리기만 해도 고개가 저절로 돌려질 정도다. 뮤지컬 ‘렌트’ 속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 년을 일 년이라 부르지 못하고 52만 5,600분으로 쪼개서 센다.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을 만큼 소중한 시간에 사랑을 담자는 메시지가 정말 좋다. ‘시간은 정해져 있어’, ‘이런 시간을 너희는 어떻게 살래’라고 말하는 의미가 참 멋지다.

뮤지컬 ‘쓰릴미’, ‘왕세자 실종사건’
배우 강하늘

출연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노래가 정말 좋다. 곡이 정말 좋아서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작곡하신 황호준 작곡가님께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한 적도 있다.(웃음)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곡 중에 ‘살구나무 아래서’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을 가장 좋아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가장 하고 싶은 작품이 ‘헤드윅’이다. 작품에 나오는 ‘The origin of love’이라는 음악을 좋아한다. 처음에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연극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러다 ‘헤드윅’ 영화를 보고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면서 처음으로 뮤지컬에 관심을 뒀다. 뮤지컬 ‘헤드윅’은 나중에 할 때 따라 하게 될까 봐 한 번도 보지 않았다. 뮤지컬 ‘헤드윅’은 꼭 하고 싶은 작품이고, 작품 속 넘버들은 기분이 좋든 안 좋든 계속 듣는 음악들이다.

뮤지컬 ‘조로’, ‘미녀는 괴로워’
연출가 김동혁

뮤지컬 ‘라이언 킹’의 ‘Shadow land’를 좋아한다. 이 작품의 한국 공연 당시 무대감독을 했었다. 그 위치에 있으며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음악은 드라마틱한 구조로 돼있어서 좋다. 또, 앞으로 할 공연인 뮤지컬 ‘조로’ 중에서는 ‘Hope’라는 넘버를 가장 좋아한다. 원래 뮤지컬 ‘조로’의 음악을 작곡한 ‘집시 킹스’의 노래를 좋아하지만 음악을 들으면 그 장면과 모습이 구체적으로 떠올라 좋아한다. 이 작품의 음악 안에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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