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죽지마나도따라아플거야(부제: 얼어붙은 흰 수염의 남자와 나)’가 9월 7일(금)부터 9월 9일(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201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실험적예술 및 다양성증진지원 선정작이다. 

연극 ‘죽지마나도따라아플거야’는 2006년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 페스티벌에서 초연했다. 초연 당시 혜화동 1번지 극장의 분장실과 객석까지도 포함한 전체 공간을 설치 미술의 장으로 활용해 주목받았다. 배우, 무용수, 연출가, 설치미술작가가 움직임과 설치를 함께 진행하며 복합 장르의 형식을 제시했다. 2012년 이번 공연 역시 새로운 스타일의 공간 확장을 시도할 예정이다.

작품은 무대와 객석,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공간 전체를 체험 공간으로 활용한다. 출연자 전원도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과정에 참여한다. 무용수가 연기를 소화하거나 직접 설치에 가담하기도 하고, 연기자가 무용적 표현을 소화하기도 하며, 연출가 스스로 자신의 극에 뛰어들기도 한다. 관객들 역시 무대 위의 연기자와 서로 지켜보는 독특한 시간을 체험한다. 

‘얼어붙은 하얀 수염의 남자와 나’ 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은 우주에서 실종을 겪었다고 믿고 있는 한 남자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살았던 시공간과 달라진 시공간의 진행 속에서 그는 자신의 실체가 육신을 떠난 정신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생전의 기억이 희미해진 남자는 무엇이 실제 삶이었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강화정은 틀에 얽히지 않은 연출 스타일로 주목받아 왔다. 2010년과 2011년에는 LIG아트홀의 레지던스L 1기 예술가로 선정돼 ‘방문기X’와 ‘오쏠로 기획’ 등을 선보였고, 2012년 3월에는 ‘백해무익 오쏠로택’이라는 제목으로 ‘오쏠로’ 시리즈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페스티벌 장에서는 ‘방문기X’를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했고, 2012년에는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홍은예술창작센터 입주예술가로 선정됐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