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공연들이 막을 내린다. 뮤지컬 ‘쌍화별곡’은 신라 원효와 의상을 주인공으로 한 독특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안무가로 잘 알려진 이란영의 첫 연출 데뷔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도 10월 첫째 주에 막을 내린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웅장한 서사시가 펼쳐진다. 연극 ‘아버지’는 이순재, 전무송이 아버지 역을 맡은 작품이다. 현대 사회의 가족해체 문제와 노인 문제 등을 진정성 있는 연기로 담아낸다. 추석 연휴에는 놓치면 아까운 이 공연들에 주목해보자.

뮤지컬 ‘쌍화별곡’
9월 30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

뮤지컬 ‘쌍화별곡’은 신라 명승으로 알려진 원효와 의상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뮤지컬 ‘모차르트!’, ‘햄릿’ 등으로 인정받은 이란영 안무가의 첫 연출데뷔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 ‘쌍화별곡’의 음악은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피맛골 연가’ 등으로 작곡실력을 인정받았던 장소영이 참여했다. 각본은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미녀는 괴로워’ 등에 참여한 이희준 작가가 맡았다.

신라의 화랑 원효와 귀족 출신 승려 의상은 각별한 우정을 나누며 자란다. 의상은 원효의 천재성에 점점 빠져들고, 그를 불가로 이끈다. 시간이 흘러, 의상은 진덕여왕의 총애를 받아 신라를 대표하는 승려가 되고, 원효는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불경을 탐독하며 불성을 쌓아간다. 신라 최고의 권력 김춘추의 딸 요석공주는 진심어린 원효와 만나 그와 사랑에 빠지고 그의 아이를 갖게 된다. 의상은 불교를 더 깊이 깨닫기 위해 원효와 함께 당나라행을 택하지만 동굴에서 ‘일체유심조’를 깨달은 원효는 다시 신라로 돌아온다.

뮤지컬 ‘쌍화별곡’은 한국 창작뮤지컬계에 드문 송쓰루(Song through: 대사를 최소화하고 노래로만 극을 진행하는 방식) 뮤지컬로 제작된다. 이번 공연은 총 24곡의 창작곡이 11인조 오케스트라로 라이브 연주된다. 출연 배우로는 김다현, 박완, 정선아, 김호영, 김순택 등의 실력파 배우가 참여한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10월 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1859년 발표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1859년에 출간된 원작소설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2억 부 이상 판매됐다. 18세기 프랑스 혁명 속 영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 대신 죽음을 선택한 한 남자의 처절한 사랑을 담는다.

작품은 브로드웨이 작곡가 ‘질 상토리엘로’가 작곡, 작사를 맡았다. 무대는 토니상을 세 번 수상한 토니 월튼이 구현했다. 작품은 2007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초연한 이후 2008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번 8월 공연은 국내 첫 공연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헌신하는 ‘시드니 칼튼’ 역에는 뮤지컬 ‘엘리자벳’, ‘몬테크리스토’, ‘지킬앤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등에 출연한 류정한과 뮤지컬 ‘모차르트’, ‘아킬라’, ‘노트르담드파리’, ‘햄릿’ 등에 출연한 윤형렬이 더블 캐스팅됐다.

프랑스 혁명 속에 죽을 위기에 처하는 ‘찰스 다네이’ 역은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 출연한 카이와 뮤지컬 ‘엘리자벳’, ‘햄릿’, ‘모차르트’ 등에 출연한 전동석이 맡았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루시 마네뜨’는 뮤지컬 ‘닥터 지바고’, ‘몬테크리스토’, ‘지킬앤하이드’ 등에 출연한 최현주와 뮤지컬 ‘미스사이공’, ‘바람의 나라’, ‘투란도트’에서 활약한 임혜영이 맡아 연기한다.

연극 ‘아버지’
9월 30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연극 ‘아버지’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한국적으로 번안한 작품이다. 가족의 해체 문제와 함께 자본주의 생존경쟁에 밀려나야 하는 약한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냈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이라는 시대적인 배경을 한국의 현재 상황에 적용해 청년실업과 노년실업, 88만 원 세대의 비애와 가족의 해체에 대한 사회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연극 ‘아버지’는 비정규직이라는 끈이라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젊은이들의 고민과 경제적인 이유로 가족이 해체되는 비인간적인 현실을 담아낸다. 또한, 사회에서 소외돼 가며 유일한 희망을 자식에게서 찾는 노인세대의 삶에 대한 문제도 다룬다. 등록금, 취업, 경쟁 등 젊은이들의 고민과 함께 유일한 희망을 자식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소외된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극 ‘아버지’는 TV와 영화에서 대한민국 대표 아버지를 연기해 온 이순재와 50년 연극무대에서 창조적인 역할을 만들어 온 전무송이 함께 아버지 역을 맡아 더욱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또한, 판유걸이 아버지와 대립구조를 이루며 갈등을 겪는 아들 장동욱 역할로 최근 합류해 주목을 받았다.

이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