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신인 가수들에게 ‘별점디스’ 경계령이 내려졌다.

‘별점디스’는 멜론 등 주요 음악 사이트에서 가수들의 새 앨범에 일부러 낮은 평점을 매기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에서는 자동 로그인이 되기 때문에 해당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 바로 별점을 매길 수 있지만 PC를 통해서는 로그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 팬이 아니라면 일부러 로그인 과정을 거쳐 별점을 매기거나 평가글을 쓰는 경우가 드물고 팬이라면 대부분 후한 점수를 주는 게 일반적이다.

‘별점 디스’는 그 반대다. 일부러 낮은 별점을 매기고 ‘악플’성 평가를 한다. 기획사 심통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신곡을 발표하고 컴백한 소속 신예 걸그룹 GI(Global Icon)가 이 같은 ‘별점 디스’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데뷔한 GI는 아직 충분한 인지도를 쌓지 못한 신인 그룹이다. 지난 3일 GI의 첫 미니앨범 ‘트러멘더스(TREMENDOUS)’가 발매된 초반 멜론에서 별점은 5개 중 0.5개였다. 심통엔터테인먼트 측은 “가요 관계자들과 지인 등을 상대로 앨범을 사전 모니터링 했을 때는 반응이 좋았는데 발매 당일 평가 글이 80여 개가 올라왔고 대부분 악평이었다”고 ‘별점 디스’의 또 다른 근거를 덧붙였다. 10일 오전 멜론에서 ‘트러멘더스’의 별점은 2.6까지 올랐다. 120여 개에 이르는 평가(리뷰)에는 호평도 제법 눈에 띈다.

‘별점 디스’는 몇몇 인기그룹의 열성적 팬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도가 낮은 신인들이 새 앨범을 발표하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게 저평가를 해서 자신들이 응원하는 가수만 돋보이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행해지고 있다. 팬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나 개인 블로그 등에 ‘별점 디스’의 방법을 알려주며 동참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 가수들은 이미 확보하고 있는 팬덤의 힘 때문에 ‘별점 디스’에 영향을 덜 받는 편이지만 신인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특히 ‘별점’으로 사이트 이용자들 스스로가 매기는 평점은 사이트 운영자 측에서 손을 쓸 방법이 없다. 멜론 측은 “지나친 악플이 연이어 올라오는 것은 해당글 삭제 등의 조치가 가능하지만 이용자들이 특정 앨범에 낮은 별점을 준 게 의도적인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응원하는 가수를 위해 다른 가수들을 저평가하고 비방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궁극적으로는 K팝의 발전도 저해하는 일”이라며 “기획사들이 나서서 올바른 팬클럽 문화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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