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극 뮤지컬 '구텐버그'서 뮤지컬 제작자 역
아마추어 복서서 로커까지 늘 도전하는 인생
"40대 꿈은 영화감독"

뮤지컬 ‘구텐버그’에서 열연하고 있는 배우 송영진(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연기생활을 하며 서서히 나태해짐을 느꼈다. 이 작품을 하며 다시 꿈에 대해 채찍질하게 되더라.”

배우 송용진(37). 1999년 뮤지컬 ‘록 햄릿’으로 데뷔해 올해로 15년차. ‘록키호러픽쳐쇼’ 등 30개 넘는 작품에 출연했고 ‘헤드윅’ 무대에만 350회 이상 섰다. 2011년 초연해 대히트한 ‘셜록홈즈’에 이르러선 연기가 무르익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무대가 익숙해져 안주하게 되는 시기. 송용진에게 지난달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막을 올린 ‘구텐버그’는 초심을 되찾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 특히 “저예산 뮤지컬 제작 경험담이 남의 일 같지 않더라”는 게 그의 말이다.

‘구텐버그’는 ‘땀 냄새’ 나는 뮤지컬이다. 젊은 두 창작자가 미국 브로드웨이 입성을 꿈꾸며 뮤지컬을 제작하는 과정을 그린다. 제작자들을 불러놓고 공연 투자금을 받기 위해 그들 앞에서 배우가 돼 연기하는 내용도 있다. 스태프가 없어 소품을 직접 나르기도 한다. “돈키호테처럼 꿈만 보고 달려가는 두 친구의 모습에 많이 감동했다. 힐링이 됐다.” 2인극인 작품에서 송용진은 작곡가 버드 대븐포트로 무대에 오른다.

‘구텐버그’가 각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송용진이 실제 뮤지컬 제작에 욕심이 많아서다. 그는 지난해 ‘노래 불러주는 남자’를 직접 무대에 올렸다. 극작과 연출, 연기까지 도맡아 했다. 버드와 시쳇말로 ‘싱크로율 100%’다. 그의 꿈은 “소극장에 올릴 록 뮤지컬을 만드는 것”이란다.

다양함이 매력적인 배우다. 아마추어 복서인 그는 록그룹 쿠바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밴드생활을 했다. 화려한 의상과 짙은 화장을 한 로커들의 낭만적인 음악인 ‘글램록’을 좋아해 한때는 손톱에 매니큐어도 칠하고 다녔다. 뿐만 아니다. 인디레이블 ‘음악창작단 해적’을 차려 음반제작 일도 해봤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에서 주목받은 딕펑스도 이곳을 거쳤다. 늘 새로운 꿈을 꾸는 송용진의 다음은 뭘까. “40대에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

배우 송용진의 뮤지컬 ‘구텐버그’ 연습 장면. 단 두 명의 배우가 피아노 연주자와 함께 20여개가 넘는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작품이다(사진=권욱 기자 uk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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