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명서네는 비루한 움막집(토막)에 산다. 돈 벌러 일본으로 간 아들은 소식이 없고, 아비 명서는 가장 노릇을 못하며, 명서 처는 아들에 대한 집착만 커져 간다. 곱추인 딸 금녀만이 집의 일꾼이 되어 분주히 움직이지만 도대체 어느 하나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이웃집 경선네가 집을 날리고 명서네 토막에서 부엌살이를 시작하면서 이 집의 삶은 더욱 팍팍해진다. 현실을 무대 위로 담아낸 우리나라 초기 신극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유치진 작, <토막>이 국립극단 제작으로 막을 올린다. 식민지 치하 토막민의 가난하고 힘겨운 삶을 두 가족의 생활을 통해 객관적으로 진술하고 있어 1933년 초연 당시 큰 화제와 함께 흥행을 기록했으며, 국내 연극사에도 중요한 기점으로 기록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현대적인 해석을 더해, 옛날보다 풍요로워진 세상이지만 빈곤층의 박탈감은 더한 지금 시대의 사람들에게도 울림이 큰 무대가 될 것이라는 예고다.

<명동 로망스>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 코스 중의 하나인 명동. 사실 명동은 60년 전만 해도 문화 예술인들이 모이던 집결지였다. 2년간의 개발 기간을 통해 탄생한 창작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6.25 전쟁이 끝난 후 폐허가 된 땅 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 예술혼을 불 태우던 1956년의 명동을 그리고 있다. 퇴근시간과 주말만 기다리던 9급 공무원 선호는 1950년대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화가 이중섭, 작가 전혜린, 시인 박인환 같은 예술가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고민을 엿보게 되고, 그 만남을 통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아기자기한 노래들과 신선한 설정,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이것을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인디 20th Anniversary ‘Restart’>
올해는 대한민국 인디씬이 탄생한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의 인디음악은 1995년 4월 5일 홍대 클럽에서 열린 커트 코베인 사망 1주기 추모공연을 기점으로 출발해 그간 수많은 밴드와 명곡을 탄생시켰다. ‘인디20 위원회’와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는 이를 기념해 오는 25일부터 5개월간 총 6회의 공연을 통해 그간 한국 인디씬에서 활약해온 33개의 밴드를 재조명한다. 25일 열리는 첫 공연에서는 ‘넌 내게 반했어’ ‘룩셈부르크’ 등의 인기곡으로 잘 알려진 노브레인을 비롯해 토마스쿡, 시나위, 로다운30, 로큰롤라디오가 출연한다. 가수들과 함께 뛰고 노래하는 스탠딩 공연으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보자.

글: 황선아 강진이 박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