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솜 이야기>
가상의 나라 '꼬리솜'의 멸망 과정이 각기 다른 세 에피소드의 교차로 이야기되는 작품이다. 꼬리솜의 시작과 끝, 그 속에서 위안부로서 자신의 삶을 담담히 진술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실제 과거 미군 위안부로 살았던 이의 증언을 토대로 구성되었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무능한 꼬리솜 장관들의 모습은 현재 대한민국의 여러 모습들과 쉽게 오버랩 되어 무조리한 무대 위 모습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된다. 풍자, 조롱, 웃음 등으로 현대 사회의 모순을 꼬집어 온 극단 차이무와 이상우 연출의 장기가 다시 한번 유감없이 발휘되었으며,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이를 잘 살려내고 있다.

<벽을 뚫는 남자>
프랑스 송쓰루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가 올해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이 작품은 1940년대 파리 몽마르트를 배경으로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공연은 영화, 드라마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연석과 다양한 뮤지컬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이지훈이 사랑스러운 남자 주인공 듀티율로 분해 이전 공연과는 다른 색의 듀티율의 모습을 전할 예정이다. 동화같은 이야기에 아름답고 따뜻한 노래들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맨 끝줄 소년>
올해 국내 첫 무대에 오른 연극 <맨 끝줄 소년>은 스페인 최고의 현대 극작가로 불리는 후안 마요르가가 쓴 작품으로, 친구네 가족의 은밀한 행동을 훔쳐보며 그 모습을 소설로 써내려 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연극으로 철학하는 작가’라 불리는 후안 마요르가는 소년과 주변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문학과 예술, 교육과 윤리 등 다양한 화두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먼 데서 오는 여자><생각나는 사람>의 김동현 연출은 여지없이 치밀하고 섬세한 무대로 이야기의 흡입력을 높인다. 실제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신비로운 눈빛의 소년으로 완연히 변신한 전박찬을 비롯해 박윤희, 염혜란 등 믿음직한 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글: 황선아 강진이 박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