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9 스탠리 큐브릭’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내년 3월13일까지
스탠리 큐브릭 감독 영화세계 집중 조명

영화 ‘롤리타’(1962) 관련 전시실에 설치한 전시품. ’롤리타‘의 주연 여배우 수 라이언이 영화 속에서 착용한 선글라스 모양의 스크린에 ’롤리타‘의 영상을 띄웠다(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좋은 영화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큐브릭처럼 위대한 영화를 만드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천재 영화감독으로 손꼽히는 스탠리 큐브릭(1928~1999)감독이 미술관을 접수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내년 3월13일까지 여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9 스탠리 큐브릭’전은 영화 감독의 작품 세계를 통해 미술과 영화의 교차점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뉴욕 출신의 큐브릭 감독은 첫 장편영화 ‘공포와 욕망’(1953)을 시작으로 십대 소녀에 집착하는 중년 남성을 그린 ‘롤리타’(1962),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시계태엽 오렌지’(1971), ‘샤이닝’(1980), ‘풀 메탈 자켓’(1996), ‘아이즈 와이드 셧’(1999) 등으로 매번 새로운 영화의 세계를 창조한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소재의 파격성과 검열 등으로 그동안 한국에서는 ‘풀 메탈 자켓’과 ‘아이즈 와이드 셧’외에는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 적이 없다.

2004년 독일영화박물관이 기획해 전 세계 순회 중인 이번 전시는 큐브릭이 사진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영화감독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다룬 ‘감독의 탄생’과 작품 세계를 연대기별로 정리한 ‘큐브릭 오디세이’, 큐브릭의 미완성·미공개 작품들과 일상생활 모습을 담은 ‘큐브릭의 네버 엔딩 스토리’ 등 세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큐브릭 오디세이’는 큐브릭이 연출한 13편의 장편영화를 연대기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또한 큐브릭 감독이 실제로 썼던 촬영장비와 친필 대본 등도 선보인다. 아울러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사용한 우주선 모형과 영화포스터에도 등장한 외계인 태아 모형도 나왔다.

큐브릭 일대기 다큐멘터리의 PD이자 그의 처남인 얀 할란은 전시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큐브릭이 영화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갖고 세밀한 부분까지 화면에 녹여냈는지를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며 “큐브릭처럼 완벽한 영화를 만드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만큼 한국에서 영화감독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이 관람한다면 하늘에 있는 큐브릭이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그동안 순수 미술뿐만 아니라 건축, 영화, 디자인 등 미술 인접 장르를 지속적으로 다루며 현대미술의 확장된 개념을 소개해왔다”며 “2012년 ‘팀 버튼’전도 반응이 좋았던 만큼 이번 전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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