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상임작곡가 이어 공연기획자문역 겸임
현대음악시리즈 ‘아르스노바’ 간담회서 밝혀
연주력 향상·내년 공연회수↑·레퍼토리 확장
아모레퍼시픽 현대음악에 1년 2억 후원약속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가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4층 연습실에서 연 ‘현대음악시리즈 서울시향 아르스노바 10주년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진 작곡가는 오는 10월부터 서울시향 공연기획자문역을 겸직하게 된다(사진=서울시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어깨가 무겁다. 한편으로는 10년간 동고동락했던 서울시향과 더 친밀하게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

진은숙(55)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가 현재 공석인 공연기획자문역을 겸직하게 된다. 2006년부터 상임작곡가를 맡고 있는 진 작곡가는 오는 10월부터 서울시향의 연간 프로그램 구성까지 책임지게 된 셈이다. 진 작곡가는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4층 연습실에서 연 ‘현대음악시리즈 서울시향 아르스노바 10주년 간담회’에서 서울시향 공연기획자문역에 위촉된 것과 관련해 소감을 밝혔다.

진 작곡가는 “2006년 법인화 이후 서울시향이 10년간 내공을 쌓아왔다면 내 역할은 이를 유지하고 더 폭넓게 레퍼토리를 확대해 대중에 선보이는 것”이라며 “내년에는 공연 횟수와 레퍼토리가 대폭 늘어난다. 다양한 콘셉트를 가진 프로그램을 알차게 꾸리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연기획자문역은 서울시향의 연간 프로그램 구성과 국내외 공연기획, 연주자 섭외 등을 지원하는 자리다. 전 공연기회자문이던 마이클 파인이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 함께 지난해 12월 말 사임한 이후 9개월째 공석이었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는 “국제적 네트워크와 세계 음악계 흐름을 꿰뚫고 있을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진은숙 작곡가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재단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임명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여러 차례 고사 끝에 자문역을 수락했다는 진 작곡가는 “최근 몇년간 정말 힘들었다. 작년 말 정 전 감독까지 떠난 뒤 괴롭고 안타까웠다. 작곡가로서 내 작품에 집중할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개인적 질문에 대한 답도 구해야 했다”면서 “지난 3월 한국에 왔을 때 서울시향의 상황을 직접 보니까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들 수밖에 없더라”고 말했다.

이어 “공연기획팀 강화에도 주력하겠다. 전문 인력을 증원하는 한편 해외지휘자 초청 시 충분히 협의하겠지만 앞으로는 우리의 주장을 좀더 펼칠 생각”이라며 “10월께 내년 레퍼토리를 발표할 예정인데 서울시향의 방향성이 드러날 거다. 다만 내년 프로그램에서는 정명훈 지휘자 출연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진 작곡가의 기획으로 2006년 첫선을 보인 ‘아르스노바’도 올해 10주년을 맞아 신선한 프로그램으로 꾸민다. 아르스노바는 매년 상·하반기 각각 2회씩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던 다양한 현대음악을 국내에 소개, 지난 10년간 40여회의 무대를 선보여왔으며 젊은 작곡가의 성장발판을 제공해 차세대 작곡가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이번 무대는 10월 3일 세종체임버홀과 7일 LG아트센터에서 진은숙의 ‘토카타’, 프랑수어 쿠르랭의 ‘틱-톡-쇽’, 조지 벤저민의 ‘동이 틀 무렵’ 등을 들려준다. 지휘자 안토니 헤르무스가 지휘를 맡고 세계무대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메이 이 푸가 협연자로 나서는 등 실력파 음악가들이 함께한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올 10월부터 앞으로 1년 간 총 2억원을 ‘아르스노바’에 지원하고 한국현대음악의 저변확대와 창작활성화를 위한 후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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