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욕. [의자는 잘못없다]는 소유에 대한 작품이다. 어떤 물건이 있는데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 물건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가격이 책정될 것이다. 물건을 사고 싶은 사람은 싸게, 팔고 싶은 사람은 비싸게, 진정 그것을 아끼는 사람은 (가격을 책정할 수 없으므로) 무료로.

지나가다 우연찮게 어떤 의자에 반한 한 남자는 그 의자를 무조건 갖고 싶어한다, 그 물건을 만든 주인은 자기 의자를 아끼는 그에게 무료로 그것을 주려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주 수월하다.
그런데 제 삼자들이 끼어들면서 상황은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소녀의 아버지이자 가구점 주인은 ‘그래도 공짜는 그렇지’ 하면서 돈을 받으려 하고, 남자의 부인은 ‘3만원 이상은 어림없다’라고 으름장이다.

의자를 갖고 싶은 남자, 무료로 줘야 직성이 풀리는 감수성 예민한 소녀, 돈을 받아야 되는 아버지, 생활이 어려워 돈은 못 주겠다는 남자의 부인. 이들은 의자 하나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이다. 과연 저 의자는 누가 가질 것인가.

이 작품에서 의자는 참으로 골칫덩이다. 팔기 위해 만든 물건이 아니니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고, 가격 책정과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대한 알력으로 네 명의 등장인물은 그야말로 치고 박고 싸운다. 대단하거나 특별한 물건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누구는 목숨을 끊으려고도 하고, 누구네는 이혼까지 할 뻔한다. 무엇이 일을 이렇게 까지 몰고 가는 걸까. 보는 입장에서는 안타깝다가도 여러 인간상의 모습에 웃어버릴 수밖에 없다.

[의자는 잘못없다]는 사소한 의자 하나가 불러오는 파장에 대해 가볍게, 때론 어이없게, 때론 진지하게 접근한다. 의자 하나지만 이 물건을 대하는 태도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나타난다. 어쩔 수 없이 세속적이면서도 자존심과 아집, 아픔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이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서글프기까지 하다. 게다가 ‘만약’이라는 설정을 넣어서, 인물들의 선택에 따라 여러 가지 결과를 보여주는 형식을 취했다. 처음은 10만원에 의자를 거래하기로 가구 주인과 남자의 (은밀한) 계약이 불러오는 참상. 두 번째는 공짜로 의자를 얻었을 때의 비극. 세 번째는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현명해 졌는지 가장 좋은 방법(이는 직접 보시라)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무튼, 이 작품을 보면 정말 '의자는 잘못없다'라는 걸 알 수 있다. 항상 사람들이 문제다.

한편으로 관객은 실컷 웃다가 갈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막간 코믹 무협극은 생각치도 못한 선물처럼 관객들을 웃기게 만들어 준다. 이 무협극의 주제도 마찬가지다. ‘저 의자가 도대체 뭔데 이 난리야!’다.

작은 소극장에서 공연되지만 꽉 찬 이야기로는 몇몇 대형 뮤지컬 보다 낫다. 부담 없이 재미있는 연극을 보고 싶다면 이 연극은 추천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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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부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