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말보다 몸짓이 훨씬 효과적일 때가 있다. 정작 세상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몸짓으로는 알아들을 수 있을 때가 바로 그 때일 거다.
댄스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는 젊은이들(정확히 말하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시기)의 치기와 사랑, 갈등 등을 ‘춤’으로 나타낸다. 대사는 없다. 오직 배우들이 보여주는 춤과 표정만으로 관객들을 즐기고 웃는다.

말은 없지만, 분위기를 흥겹기 그지없다. 무대 양쪽에 배치돼 있는 스크린 자막은 이 작품의 분위기를 시작부터 알려준다. ‘팔짱을 풀어주세요’ ‘공연 중에 핸드폰을 켜 놓으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등 시종, 딱딱하지 않고 편하고 마음 가는 대로 즐길 수 있는 공연임을 드러낸다.

넌버벌 작품이지만 줄거리는 있다. 정자와 난자의 만남으로 일어나는, 탄생의 순간에서부터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성장통을 코믹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춤을 통해 보여준다. 사실 이 작품은 이야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야기는 그들의 춤을 보여주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보인다. 그래서 관객들은 마음을 열고, 눈과 귀, 입을 열어 그들의 몸짓에 답해주고 함께 즐기면 되는 것이다. 주로 힙합과 팝댄스 등으로 분위기를 한껏 올려놓지만, 째즈, 고전무용 등이 등장해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작품은 어떠한 강박을 주지는 않는다. 그냥 내가 편한 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다.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몸짓에 함께 동화되어도 좋고, 그들이 보이는 코믹한 상황에 웃으면 그것으로 된 거다. 신나게 박수치고, 그들의 화려한 춤동작에 매료되다보면 더위는 어느새 잊혀진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는 2004년 말에서부터 시작해 대학로 알과핵극장에서 네번째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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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