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댄서들의 공연문화로의 진입이 최근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시초는 지난 몇 년간 한국 비보이들이 거둔 세계 대회에서의 활약이 바탕이 됐음이 분명하다. 이를 기반으로 대중들에게 낯선 문화에서 흥미롭고 재미있는 문화로 인식 받은 뒤, 거리에서 10~20분 보여주던 격렬한 춤에 음악과 줄거리, 짜임새 있는 안무를 더해 무대위로 올려지고 있는 것이다.

[마리오네트]는 이러한 시기를 잘 만난, 하지만 시기를 잘 탔다고만 하기에는 그 정성과 노력이 돋보이는 볼만한 퍼포먼스다. 지난 2002년 세계 최대 규모의 스트리트 댄스대회 ‘Battle of the year’ 우승을 거머쥐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그룹, 익스프레션 크루 멤버들이 마음껏 끼를 발휘하는 무대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 작품이 주목을 받는 데는 작품의 일부분을 공개한 동영상도 큰 몫을 했다. 한 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마리오네트] 동영상은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많은 젊은이들과 공연에 관심 있는 장년층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마리오네트]는 인형사와 목각인형들이 벌이는 이야기가 큰 줄기로 감정을 지닌 목각인형들의 기상천외한 퍼포먼스가 120분 동안 펼쳐진다. 격렬하고 파워풀한 춤을 선보이지만,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서정적인 감수성과의 결합이다. 목각인형을 실로 조종하는 인형사와 감성을 가진 인형들은 클래식한 음악과 함께 짜여진 안무로 관객들의 눈을 홀린다.

스토리 진행은 그림과 자막으로 이어진다. 이는 관객들에게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알려주고 스피디한 전개가 가능하게 하는데다 마리오네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살려준다는 강점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때때로 극과 극 사이를 떨어뜨리는 단점도 느낄 수 있다.

테크닉 면에서 우리 나라의 비보이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이를 기반으로 공연계에 진출한 그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최근 공연계를 누비고 있다. [마리오네트]는 단순히 파워풀하고 기교적인 댄스뿐만 아니라, 구성과 안무에 있어 세심히 신경을 쓴 흔적이 있어 관객을 만족스럽게 한다.

비보이 퍼포먼스에서 벗어나 훌륭한 넌버벌 퍼포먼스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작품이라 반가운 작품이기도 하다. 1시간 반 동안 힘차지만 정교한 춤 꾼들의 세계를 맛보고 싶다면 이 공연 추천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