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 이번 크리스마스 때 뭐 하세요?
여 : 저…..성당가요

연극 [그 남자 그 여자] 중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는 남녀의 대화다. 그런데 어딘가 석연치 않다. 뭔가 복잡미묘 하지 않은가.
실제 남자는 생각한다. ‘당연히 나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거라 생각했는데 성당이라니?’
그런데 여자도 생각한다. ‘크리스마스 스케줄 다 짜놓고 어디서 보자 해야지 그날 뭐 하냐니? 그럼 약속 없다고 대답할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왜 불티나게 팔려나갔는지 이해가 간다.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을 하려 하니 오해나 서운함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극 [그 남자 그 여자]는 연애 파노라마를 두 쌍을 커플로 요목조목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다. 여자와 남자가 처음 서로를 발견하고 호감을 느낄 때의 설레임, 첫 데이트, 그 이후 이어지는 거침없는 닭살 행동들, 그리고 권태기와 결혼 문제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펼쳐진다.

첫번째 커플은 20대의 풋풋한 대학생들. 순진한 대학생인 석원은 우연히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친 윤정에게 한눈에 반하고 우연을 가장한 마주침으로 그녀를 맴돈다. 선머슴 같던 윤정도 석원의 존재를 눈치채고, 마침내 둘은 두근거리는 연애를 시작한다.
두번째 커플은 결혼 적령기의 직장인 커플. 평범한 샐러리맨 영신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정옥을 짝사랑한다. 하지만 정옥이 밝힌 이상형과는 정반대인 자신 때문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지만 용기를 내어 데이트 신청, 경국 알콩달콩 사랑을 싹띄운다.




이 작품은 보통 연인들의 일상과 누구나 끄덕일만한 보편타당한 연애심리를 핵심을 보여준다는데 포인트가 있다. 가령 첫 데이트 서로를 의식하며 자신을 포장했던 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털털한 본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나, ‘다른 사람이 생겼나?’ ‘나와 결혼하기 싫은 건가?’ 등의 의심, 마침내 해피엔딩 등이 마치 기승전결을 보여주듯 펼쳐보여지기 때문이다.
이야기 자체는 너무 많이 봐서, 차라리 신선해 보이기까지 하다. 내 이야기고, 내 친구, 혹은 부모님, 혹은 주위 누군가의 연애담이라고 할만 하기에 관객의 동감을 이끌어내기는 쉽다. 물론 그 중 가장 재미있는 순간은 두 커플이 벌이는 무지막지한 닭살 씬일 것이다.

연극 [그 남자 그 여자]는 동명의 베스트셀러 책의 짧은 에피소드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사랑과 연애라는 주제를 두 커플을 통해 보여주며 이 연극은 이렇게 외치고 있다. 세상에 연애만큼 좋은 건 없다!



[ⓒ 플레이DB www.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