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에서 온 뮤지컬 [우모자]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고있다. 아프리카의 시련과 음악을 일대기로 구성한 이 뮤지컬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통하고’ 있는 것이다.

시작은 아프리카 원시부족사회부터 보여준다. 젖가슴을 내놓은 여성들과 사냥으로 남성성을 과시하는 남자들, 북소리, 민속춤이 그들만의 노래와 함께 버무려진다. 아프리카만이 가지는 넘치는 에너지와 아름다운 멜로디로 첫 장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론 그게 다가 아니다. 민속춤과 노래에서부터 근대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유행하던 스윙재즈, 탄광 노동자들의 부츠를 이용한 검부츠 댄스 등이 이어지며 외부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그들의 노래와 문화가 표출된다.

뮤지컬 [우모자]의 매력은 TV에서, 혹은 영화에서 간간이 볼 수 있었던 아프리카의 음악과 춤이 고스란히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는 점이다. 초원 위에 야생동물이 연상되는 생생한 춤과 멜로디, 이후 아프리카가 근대로 들어오며 변모해 가는(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리카) 형상이 꽤나 흥미롭다.

무엇보다 그들의 노래가 귀를 사로잡는다. 민속 음악에서 팝까지 넘나드는 그들의 음성은 놀랍도록 아름답고 구성지다. 미국의 아메리칸아이돌 우승자들만 모아놓은 것처럼 개개인의 실력이 뛰어나 독창을 해도, 합창을 해도 수려하기 이를 데 없다.
또한 원시부족 사회를 넘어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_인종분리)의 수모를 넘어야 했던 아프리카의 아픔이 작품에 어느 정도 녹았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숱한 침략의 역사를 겪은 그들이기에 그들의 노래가 더 가슴을 울리는 것일 수도 있다.


원초적인 춤도 이 작품의 백미다. 민속춤과 검부츠 댄스 등을 선보이는데, 특히 탄광 노동자들의 부츠를 이용한 대화방법에서 유래된 검부츠 댄스는 그 격렬함과 재기로 감탄을 자아낸다.

우리에게 멀고도 먼 나라 아프리카를 직접 무대 위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아름다운 노래와 원초적이고 힘찬 댄스, 아프리카의 아픔을 담았기 때문에 웨스트엔드에서 만원사례를 이뤘고, 이후 호주, 덴마크, 네덜란드, 이스라엘, 일본 등 전세계 순회 공연을 이어나갔다. 우리나라에도 2003, 2004년에 이어 세번째 방문이다.

검은 대륙의 붉은 에너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꼈다는 사실이 가장 만족스러울 것. 단지 공연이 끝난 후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버리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는 게 이 작품의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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