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문턱에 선
오월 어느날

뮤지컬의 세대 교체가 시작됐다!

우리 곁에는 뮤지컬의 고전으로 사랑 받고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 아가씨와 건달들 >,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 < 브로드웨이 42번가 >, < 싱잉 인 더 레인 >, < 오페라의 유령 > 등 너무나 많은 뮤지컬의 명품들이 지금까지 뮤지컬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 받으며 그 무대를 지켜왔다. 하지만 < 틱,틱..붐! >을 보면서 앞으로 뮤지컬을 이끌어갈 세대 교체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았다.

무대도, 음악도, 인물 구성도 달랐다. 그리고 앞으로 선보일 많은 뮤지컬들은 기존에 보여지던 뮤지컬들과는 달리 < 틱,틱..붐! >처럼 정형화된 틀을 깨고, 좀더 새로운 것들을 개척하고, 만들어내기에 바빠질 것이다.

< 틱,틱..붐! >은 화려한 무대, 번쩍이는 의상, 현란한 춤...이런 것들은 없었다.
대신 신나고 파워 있는 음악과, 배우들의 끊임없는 연기변신, 지루하지 않은 독창적 형식의 구성들, 현실적이고, 공감 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이 작품은 뮤지컬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했고, 뮤지컬이란 장르를 다소 생소하게 생각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도 친근하게 접 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가졌다.

그러면 여기서 작품을 좀 더 뜯어보자.

먼저 자신의 꿈을 향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용기와 갈등!
이는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차츰 성인이란 단계로 들어서면서부터 어린 시절의 꿈은 어느새 사라지고 조금씩 조금씩 현실과 손잡고 거기에 맞춰 살아가는 게 당연시되는 시대를 살면서 거기에 반기를 든 한 젊은이!
주인공 존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한번쯤 고민해봤을 자신들의 이야기를 보는 듯 한 것이다.

여자친구와의 안정된 생활을 뒤로하고, 화려하고 출세가도를 달리는 친구의 손을 뿌리치고 그저 자기의 꿈을 향해 달리는 젊은이를 통해 관객은 한번쯤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볼 것이다. 또한 독특한 스토리 구성과 다소 지루했던 권위 있고, 위엄 있는 수준 높은 기존의 뮤지컬 대사에서 현실적이고 재치 있는, 공감 가는 내용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일인 다 역으로 보는 재미와 배우들의 연기적 역량에 박수를 치게 하기도 했다. 거기에 다양한 비트의 아름다운 음악은 작품 전체를 파워 업(power-up) 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공연 시간 내내 잠시도 쉴 틈 없이 무대 위를 지키며 열연해준 세 명의 배우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지금 문화를 사랑하는 대중들은 뮤지컬이나 연극, 콘서트 등 각종 좋은 작품에 목말라 하며 극장가를 뒤지고 다닌다.
그들에게 조심스럽게가 아닌 자신 있게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좋은 공연으로 삶에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괜찮은 작품이라고 말이다.

추운 겨울에 대한 기억이 몸에서 채 빠져나가기도 전에 와 버린 여름의 문턱에 선 오월에 즐거움을 더 해드리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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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KBS작가 writerk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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