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모든 것 - 플레이DB

LG아트센터 사람들 - 기획 다섯 번째

작성일2006.02.24 조회수19117

LG아트센터 기획자 FIVE

마지막으로 기획팀이 추천하는 공연을 말한다.

정용성 “[마리자의 파두(포르투갈의 전통 가요)]를 추천하고 싶어요. 우리나라의 정서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호소력 짙고, 가슴이 메이는 한의 정서를 가지고 있어요. 2003년 다른 파두 가수 미샤의 공연 때를 돌이켜 보면, 파두에 대한 인식이 넓지 않아서 관객 모으기가 쉽지 않았는데 막상 공연 후에는 굉장히 호응이 높았습니다. 특히 중년관객들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에요. 처음 공연 보시는 분들. 부모님께 권하기에도 상당히 좋은 공연입니다. 한과 애닲음을 담은 가사가 우리의 정서와 많이 비슷해요. 음색이나 멜로디도 비슷하고 호소력이 짙어요.”

이현정 팀장 “[말리극장 - 형제자매들 2부작] 7시간 30분짜리 연극이예요. 10여 년간의 러시아 민중의 삶이 압축되어 무대에서 펼쳐져요. 2000년부터 꼭 하고 싶었던 공연이었는데 예산과 일정 등이 안 맞아서 이제서야 소개하게 되었어요.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한 대작이예요. 출연진이 50여명에 이르고 모두 내한인원이 70명입니다. 휴식을 포함해서 2시 30분부터 10시까지 공연되고 토, 일요일 2회만 공연 해요.”

신호경 대리 “[필립 헤레베헤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추천해요. 벨기에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고음악의 첫 내한공연이예요. 최근 고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국내에선 음반으로 많이 유명해졌고, 그러면서 외국의 고음악 연주가들이 국내 무대에 많이 서게 됩니다. 그 중 국내 관객들이 가장 많이 실연으로 보기를 원하는 단체 중 하나예요. 바흐의 마에스트로의 위대한 b단조 미사곡을 연주한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죠.”

최정휘 대리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을 추천해요. 무용을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분들, 무용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은 꼭 한 번 보셨으면 하는 공연이예요. 공연을 보다가 눈물이 나는 공연이예요. 공연을 보고 있으면 책을 읽는 듯 스토리와 대사가 읽혀지는 드라마틱하고 다이나믹한 공연이예요. 이번 기회를 활용하셔서 이 공연을 꼭 보셨으면 해요.”

주재은 “[가위손 - 매튜 본의 댄스 뮤지컬]을 추천해요. 영화 '가위손'을 스크린에서 보는 것과 제 눈 앞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본다는 것의 차이가 있고요. 관객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는 공연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매튜 본이 팀 버튼의 영화를 무대로 옮겨 다시 한 번 신화를 창조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예요. 사랑하는 사람을 안을 수 없는 아픔을 초점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어서 아름답고 슬픈 댄스 뮤지컬이예요.”

계명국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PFM]을 추천합니다. 올 해 저희 기획공연 시즌을 오픈하는 공연이예요. 국내 최초의 정통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공연이라 저희에게는 모험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의 서정성과 프로그레시브 음악 특유의 웅장하면서도 진보적인 사운드,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아트록은 종합예술이거든요. 문학공부하는 사람들이 전위적인 가사를 쓰고, 미술하는 사람들이 패션이나 공연 컨셉을 만들고, 그 위에 장치하는 사람들이 무대를 꾸미고 이런 것들이 아트 록인데 이런 정신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가지 바램은 이런 아트 록에 도전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채송아 대리 “저는 국내 작품 한 편을 소개할게요. 안무가 홍승엽이 이끄는 [댄스씨어터 온의 2006년 신작 - 아Q]입니다. 어떠한 인맥이나 연줄에 얽매이지 않고, 국내 최초의 ‘직업’현대무용단을 창단해서 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해요. 그런 연고 없이 ‘직업’현대무용단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정말 모험 같은 일인데요. 댄스씨어터 온은 지난 12년간 꾸준히 좋은 작품을 발표하여 2000년 이후로는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무용단체로 해외에도 많이 소개되었어요. 그 저력은 무엇보다 무용수들 모두가 철저한 프로정신을 갖고 있다는 것과 작품마다 빠지지 않는 독특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예요. 안무가가 자신의 재치 있는 발상을 관념적으로, 혹은 어렵게 풀지 않고 관객의 호흡에 맞춰서 표현하고, 그러면서도 예술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이 이 무용단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제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지요. 2001년에 저희와 처음으로 공동 제작한 <빨간 부처>는 진흙을 이용한 소품을 가지고 똥이 부처가 되는 기상천외함을 보여주었고, 2003년에 두 번째로 손잡은 <두 개보다 많은 그림자>에서도 인간의 다중성을 정말 다양한 표현방식과 다양한 도구로 드러내서,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깨달음을 동시에 안겨 주었어요.”

LG아트센터의 작품들은 이들이 있어 좋은 작품이 올라간다. 해마다 올라가는 작품이지만 신선하고 색다르고 특이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각각의 작품들 모두 고풍스럽고 세련된 미를 품고 있다. 이런 무대를 만나볼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은 것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을까지 LG아트센터의 주옥 같은 작품들을 놓친다면 후회만 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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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