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적인 에너지를 표현하는 춤꾼, 마리 쉬나르

마리 쉬나르 컴퍼니가 최근작 ‘바디 리믹스-(bODY_rEMIX/gOLDBERG_vARIATIONS)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연-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마리 쉬나르 컴퍼니는 2003년 국제현대무용축제(MODAFE) 개막공연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해 야성적이고 파워풀한 무대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살과 뼈, 근육, 심장박동 등 본질적인 몸의 요소에 초점을 맞춘 감각적인 움직임과 원시적인 에너지를 표현하는 안무가 마리 쉬나르와의 인터뷰.

당신에게 ‘춤’은 무엇인가.
시간과 공간 속에 자신이 존재함을 표명하려는 의지와 의식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 그것이 춤이다.

당신 작품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사랑, 우리의 삶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열망, 찬양, 그리고 자유!
나의 모든 작품의 뿌리에는 태고로부터 존재해 온, 눈에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계의 힘, 바로 ‘영감’(inspiration)이 자리잡고 있다. 나는 매 작품마다 새로운 ‘영감’을 포착하고 그것을 조율해 시간과 공간 안에 가시화시킨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는 테르프시코레(Terpsichore)라는 노래와 춤의 신이 있다. 나의 작품은 그녀의 영혼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당신은 오랫동안 ‘몸’을 탐색해 왔습니다. 당신에게 인간의 ‘몸’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나에게 인간의 몸은 어떤 의미가 아니다. 인간의 몸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의 몸이 없다면 이 세상도, 삶도 없다. 나무는 무엇을 의미하려 노력하지 않고 별도 무엇을 의미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저 존재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바디 리믹스’에서 각종 신체 보조기구들을 이용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나.
척추동물이 이 세상에 출현하기 전에 존재했을 세포적 단계의 유기체를 생각했다. 그들의 부드러운 몸에 처음 뼈가 생겨났을 때를 상상해 보라. 먹을 것을 얻기 위해 혹은 사랑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데 그 뼈들은 확장과 보조의 도구가 됐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보조기구들의 이미지는 그런 것을 의미한다.

이전 작품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토슈즈를 이 작품에서 사용했다. 토슈즈를 생각해 낸 이유는 무엇인가? 클래식 발레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는지.
예술가로서 나는 언제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싶다. 나는 무엇인가를 비판하려고 작품을 만들지는 않는다. 나의 작품에서 토슈즈를 이용하는 것은 단순히 무용수들의 몸을 확장하기 위한 방법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작품에서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사용하면서 글렌 굴드의 연주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글렌 굴드의 버전을 사용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굴드의 천재적인 음악 해석력 때문이다. 또한 그는 단지 연주자가 아니라 엔지니어로서 자신의 연주를 직접 녹음하고 편집함으로써 일생 일대의 작품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자신의 손으로 차근차근 구축해냈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 내가 작품을 구축해 내는 방법과 맞닿아 있다.
나는 굴드의 목소리도 이용했다. 그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는 운율/억양은 이 작품에서 솔로를 위한 리드미컬한 음악 패턴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작품에서 사용된 음악의 90%는 루이스 듀포트가 바흐의 음악과 굴드의 연주를 리믹스해서 만들어낸 오리지널 음악이다.

작품의 제목 표기가 매우 특이하다. 단어의 첫 알파벳은 소문자로, 나머지는 대문자로 썼다.
형식을 바꾸어 보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정해진 영어의 표기방식을 정반대로 사용한 것이다. 언어의 형식체계를 해체하거나 변형시키는 것, 즉 언어를 갖고 하는 ‘놀이’(Playing)는 현대 전자예술(Electronic Art)에서 많이 이용되기도 한다. 이 ‘놀이’(Playing)라는 건 모든 창작의 기본일 것이다.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 예술가들은 누구인가.
나는 윌리암 포사이드를 비롯해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들이 나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내 작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살아 있다는 그 자체다.

당신은 어떤 무용수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
예술가로서의 무용수들, 바로 우리 무용단원들이 내가 가장 작업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우리 단원들은 매우 영적이면서 동시에 육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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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LG아트센터
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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