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스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 >

준과 선과 빈을 만난다.
지각쟁이가 다 되었다.
난 오.늘.도 늦었다.
공연 1시간 30분 전이라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인 줄 앎에도 불구하고 미니 인터뷰를 시작했다.
도착했을 때 준과 선 그리고 빈은 한창 리허설 중이었다. 공연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난 날이라서 그런지 분주하게 느껴졌다. ‘준’을 맡은 박성준과 ‘선’역을 맡은 박수아 그리고 ‘빈’역을 맡고 있는 이재규를 만났을 때 늦은 나를 오히려 괜찮다며 위로하고 있었다.

첫인상

‘준’ - 박성준
다부진 체격에 동안의 얼굴 세 사람 중 막내인 줄 알았다. 그만큼 그가 순수하게 보인 것일지도 모른다.

‘선’ - 박수아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이력 있는 춤꾼으로 보였다. 보이시한 스타일이다. 난 목선이 예쁜 낭자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목선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빈’ - 이재규
발레리노를 보고 있는 듯 했다. 다부진 체격이라도 박성준은 연륜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다부진 체격이라면 이재규는 원래 그랬던 것처럼 크고 다부진 체격을 가졌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늦둥이 막내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풋풋함과 신선함을 가지고 있었다. 정열과 열의를 가지고 있었고, 피나는 노력으로 이 무대에 서서 이 공연을 즐기는 것 같았다.

박성준 “ 2003년 <댄서 애디슨>에서 앙상블로 출발했어요. 2차 공연 때에는 ‘준’ 역을 맡았었고 지금도 ‘준’역을 하고 있습니다. 어리버리하고 특별히 잘 하는게 없는 고문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죠. 연기전공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무척이나 힘들었고 또, 팀에서 나이가 제일 많으면서 주책부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힘들었었는데 연출선생님이나 다른 관객분들도 ‘준’ 캐릭터에 많이 다가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기분은 좋습니다.”

무엇을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박성준은 끊임없이 무엇인가 하고 있다. 7-8년 동안 끊임없이 춤을 추었던 박성준은 군대를 마치고 늦게 입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헬스를 시작했는데 탤런트 김성수씨가 춤을 배워보라는 말에 학원을 찾게 되었고 홍영주 단장님을 만나면서부터 백업댄스와 안무 그리고 촐연까지 하게 되었어요.”

그의 춤 인생은 짧지만 굵게 지금까지 오고 있었다. 이제는 댄서 에디슨에서 사랑하면 춤을 춰라까지 성장하며 함께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노빈손의아마존 어드벤터>를 뮤지컬로 만든 <로빈슨 살아남기>에서 앵무새 역할을 했고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앙상블로도 참여하였다. 백지영, 임성은, 스페이스 A, 거북이, 태사자 등의 안무를 했었고, 백지영 출연과 안무를 맡았었다.

박수아“저는 정말 신인이예요. 부족한 것도 많고요. 원래 한국무용을 전공했는데 <사랑하면 춤을 춰라>에서는 여러 종류의 춤을 춰야하니까 힘들었어요. 울던 때도 많았고, 남보다 더 많이 연습을 해 왔고요.”

박수아는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첫 작품이었다. 작년에 앙상블로 참여했다가 이번에는 ‘선’역을 맡은 것이다. 성격이 털털해서 그런가 그녀는 ‘쿨’ 하다는 생각을 했다. 시원스레 이야기들을 했다.

“역대 ‘선’역을 맡았던 주인공들이 여성스럽고 깜찍하고 귀여웠어요. 그런데 어렵더라구요. 제 원래 성격도 아니고. 제가 원래 터프하고 남자 같아서요. 그래서 어려웠었어요. 자금은 어린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연기를 하고 있어요.”

중간 나이에서 후배 챙기랴 선배에게 잘하랴 정신 없을 위치이지만 여자란 장점을 무기로 팀원들끼리는 잘 지낸다고 한다. 춤이 너무 어려워서 공연 끝나고 ‘헉헉..’대기 일쑤이다. 이제는 즐겁게 작업을 한다고 한다. 선배들은 춤을 잘 배워주고 잡아 주고 세심히 가르치고 알려준다. 박수아는 이제 막 시작한 초년의 마음으로 무대를 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재규는 막내이다. 얼굴에는 아직도 풋풋함이 어려있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를 보러 왔다가 우연치 안게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캐스팅이 된 케이스예요. 남성적인 면을 보여주는 카리스마 있는 ‘빈’역을 맡고 있어요. 지금 보시기에는 밑밑한 인상이시겠지만 무대에서는 달라 져요(웃음).”
“자기 만족으로 무대에 서고 싶지는 않아요. 호흡도 길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어야 하는 거라서 힘들긴 해도 재미있어요. 시간과 제 몸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하고 싶어요.”

이재규는 무용을 전공하고 있다. 현대무용. 그의 키와 몸을 보면 솔직히 무용 보다는 운동을 하고 있을 거라는 인상을 준다. 그런데 현대무용을 하고 있단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는 여러 장르의 춤을 추기 때문에 현대무용만을 했던 이재규로서는 많은 노력을 요했다. 이재규는 오페라나 발레 등에서 무용수로 무대에 서왔었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는 그에게 있어서 새로운 무대를 경험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 한참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그를 보았을 때 그의 가능성을 본 것은 그의 실력도 아니고 신체 조건도 아니었다. 그의 순수하리만큼 살아있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준과 선 그리고 빈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젊어진다는 생각을 한 것은 착각일까? 기분은 좋았다. 젊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이렇게도 좋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건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뜻이리라. 아. 자괴감.

박성준
“<댄서 에디슨>이 초연되었을 때 어떤 분들은 정말 좋다라는 반응과 이게 뭐야 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뮤지컬이 아니야라는 말도 많이 들었죠. 논란도 많았고요. 그런데 지금은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정체성을 찾은 것 같아요. ‘댄스컬’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잖아요. 이제 <사랑하면 춤을 춰라>는 댄스컬입니다. 스토리의 힘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고 장면, 장면을 보시면서 섹시함과 카리스마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시면서 그 때 그 장면을 떠올려 어깨를 들썩거린다든지 미소를 보인다던지 그 때 받은 느낌 등을 다시 생각한다면 저희 공연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다는 증거일겁니다. 저희는 그것으로 만족해요.”

박수아
“성준 오빠가 말했지만 스토리의 힘으로 끌고 가지는 않아도 <사랑하면 춤을 춰라>도 스토리가 있어요. 멀티비젼을 보면서 상상력을 가지고 무대를 봐야 할 거예요. 어렸을 때의 꿈, 반딧불 등 상상하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잘 하나 보자’하고 보신다면 기대에 떨어질 수 있을 수도 있고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좋은 기회가 되실 것 같습니다. 친근함을 주기 위해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많이 업그레이드 되었거든요.”

이재규
“<사랑하면 춤을 춰라>에 오시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한 편의 작품이라는 것보다 라이브로 서로 즐길 수 있는 개념으로 신나게 춤추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사랑하면 춤을 춰라>라고 생각해요. 같이 일어나서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아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면 해요.”

젊음의 열기를 느껴보고자 한다면 이들을 만나러 가보자. 함께 젊어진다. 그 젊음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는 공연장을 찾아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카운트 다운은 시작된다. 옆에 사람 눈치 보지 말고 흥겨우면 일어나서 춤을 춰라. 마음 것은 아니겠지만 마음이 가는 대로 몸이 가는 대로 흔들어라. 그것이 젊음이고 그것이 춤이다. 여러분들이 이 젊음을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 이 춤은 젊음과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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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소미(C&Com 홍보팀장 flysom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