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 1호로 기록되는 <살짜기 옵서예>가 새롭게 탄생할 예정이다.  내년 2월 공연 예정인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가 지난 9일 주인공 애랑을 비롯한 주요 배역 오디션을 실시했다.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예근린 악단이 1966년 서울시민회관에서 초연한 뮤지컬. 고전 소설 ‘배비장전’을 바탕으로 죽은 아내와 정절을 약속한 배비장과 제주 기생 아랑 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당시 5일간 7회 공연에 1만 2천명의 관객이 동원되는 등 크게 흥행했었다.


이번 공연의 심사위원으로 나선 초대 애랑의 패티김은 “26년 전 주연을 맡았던 작품의 배역 오디션 심사를 한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감회가 깊다”며 소감을 밝혔다.

“절개를 지키는 역할이나 기생이기도 해서 요염하면서도 굉장히 자존심 강한, 의지가 있는 역이 애랑이었어요. 가장 잘 알려진 ‘살짜기 옵서예’를 비롯해 애랑이가 부르는 노래가 꽤 많아요. 노래를 얼만큼 잘 부르느냐, 노래 실력을 심사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둬야겠죠.”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2년 여간 뮤지컬배우로 서기도 했던 패티김은 1966년 <살짜기 옵서예>에 이어, 1968년 뮤지컬 <대춘향전>에서 춘향이로 출연하는 등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음을 이야기 했다.

“60년대 초에는 뮤지컬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가 미국에 가서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 캐스팅 되었죠. 그 때 처음으로 뮤지컬에 대한 흥미, 관심,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당시만 해도 인종차별도 심하고 동양여자가 미국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고 생각했던 것처럼 솔로 가수로서 성공하지 못했는데 뮤지컬이라는 건 참 좋겠다, 싶었어요. 그렇지만 동양인이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아서 또 한번 좌절하긴 했지만 뮤지컬에 굉장히 심취되어서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녔어요.”


최근 다양해지고 있는 가수들의 뮤지컬 무대 진출에 대해서도 “환영할 만 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항상 새 관객과 만나서 한다는 게 얼마나 즐거워요. 무대 중앙에 가만히 서서 노래에만 열중하는 것 보다, 요즘 가수들은 굉장히 재능이 많잖아요. 2000년대 들어서며 춤을 못 추면 가수가 안 될 정도로 춤 위주였고, 그룹이 많아 몇 소절 돌아가면서 노래하든가 립 씽크를 많이 해서 노래를 잘 하는 지 알 수 없었는데, 최근 TV ‘불후의 명곡’에 참여하면서 가창력 있는 실력자들이 많구나, 느꼈어요. 이제 다시 퍼포먼스에서 가창력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그런 친구들이 많이 나오는 건 저로서는 대환영이고 반갑죠.”

초연 당시 다섯 달 연습 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국가적인 상황으로 인해 5일 만에 막을 내려야 했던 아쉬움이 크다는 그녀는 “심사 말고도 내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이 작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왼쪽)과 패티 김(오른쪽)
720여 명의 지원자 중 서류 심사 등 1, 2차 과정을 통과한 75명의 지원자들이 이날을 시작으로 3일 간의 오디션에 참여, 예비 애랑, 예비 정비장을 꿈꾸었다.


간드러지는 애랑의 목소리
"주신 금이 천금이라도 다 귀찮아예, 오직 나으리 뿐이라요"



의상 준비까지 철저히!

국내에서 <지붕위의 바이올린> <파리의 연인>을 연출한 구스타보 자작이 연출을 맡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개관작으로 선보일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내년 2월 중순부터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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