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동화" (부제:오태영의 통일연극 시리즈 5탄 작:오태영 연출:이우천 음악:박상수 출연:정현, 김화영, 박정순, 하덕성, 깅선숙, 배상돈, 천정하, 한보람, 김아람, 전민영 주관:극단 대학로극장 별점:★★★★☆) 포스터와 제목만 봤을 떄는 아동극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다. 6.25때 고향을 두고 파난을 온 노인의 얘기이다. 치매 때문에 현실과 과거를 구별못하는 노인을 위하여 이웃들이 고향의 옛 추억을 재현해 주는 내용이다. 장년 배우님들의 연기들도 올드스럽지 않았고, 믿고 보는 천정하 배우님의 아코디언 연주도 좋았다. 연주가 좋아서 별점 1개 추가한다. 한보람 배우님의 사투리 연기도 인상적이다.

연극 [두 영웅]의 연출가님과 오태영 작가님의 신작으로서 원로 베테랑 연극인들의 출연에 관심과 흥미가 생겨서 첫날 공연을 관람하였습니다. 서울 어느 변두리의 다방을 배경으로 아코디언과 전자 악기의 흥겨운 멜로디가 관객들을 반기며, 즉석 공연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도입부가 독특했습니다.

한국전쟁때 이북 고향에 두고온 아내와 딸에 대한 미안함과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고 살던 노인이 치매에 걸려 탈북자 출신의 다방 종업원을 자식으로 착각하는 이야기와 함께 노인 자신이 별나라 왕자님의 심부름을 받아 지구에 와서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에게 선쿨을 전해야 한다고 우기는 이야기가 중첩되어 펼쳐지며 웃음과 눈물을 선사하는 마치 고전 연극을 보는듯한 우직한 저력이 느껴지는 연극이었습니다.

직접적으로 통일의 중요성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노인을 위해 온 동네 주민들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모습속에서, 점차 고착화 되어가는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의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탈북의 험난한 과정과 두고온 가족을 떠올리며 오열하는 여성의 모습은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께서도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이셨기에 생전에 누구보다도 북한이탈 동포들을 돕는데 열심이셨던 것을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눈믈을 흘렸습니다.

베테랑 배우님들의 노래와 아코디언의 구슬픈 음악이 어우러져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마당놀이 같은 축제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작품의 깊은 감동과 여운을 소중히 가슴속에 담아 간직하겠습니다. 멋진 연극을 선보여주신 극단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연극 할배동화가 온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서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되기를 응원합니다. 두 영웅, 원로연극제에 이은 원로 연극인 지원사업이 활성화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