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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소극장이라 가까이 볼 수 있는 것도 너무 좋고 내용도 너무 좋았고 잭이랑 줄리 너무 사랑스럽고 노래도 하나하나 너무 좋았던 극이에요ㅠㅜㅠ초반에 잭의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빠졌어요ㅠㅜㅜㅠㅜㅜㅠ 내년에도 잭이랑 줄리가 와줬으면 좋겠어요ㅠㅜㅜ

최고였어요. 이 여름이 가도 언제나 기억할게요. 시크릿콘서트도 너무 좋았어요!

영국판 소나기, 상상해 본 적 있는가? 단순한 소낙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황순원의 단편 소설 「소나기」를 말하는 것이다. 다시금 묻겠다. 영국판 「소나기」, 상상해 본 적 있는가? 당신이 상상해 본 적 없다 해도 영국판 「소나기」는 이미 선보여지고 있다. 그것도 저멀리 영국에서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말이다.

뮤지컬 <리틀잭>은 서두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황순원의 「소나기」를 원작으로 한다. 곧미남 밴드의 보컬 잭의 풋사랑을 다룬 뮤지컬 <리틀잭>의 플롯은 「소나기」와 유사한 점이 많다. 둘의 순수한 사랑, 차이가 큰 집안 사정, 여자 주인공의 운명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뮤지컬 <리틀잭>이 소설 「소나기」를 원작으로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뮤지컬의 결말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황순원의 「소나기」만큼의 감동을 뮤지컬 <리틀잭>이 전한다는 느낌이 없다. 소년과 소녀가 아니라 두 청년의 사랑이라 그런가, 충분히 순수한 사랑에도 풋사랑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배경이 영국으로 바뀌어서 그런가, 둘의 운명이 「소나기」만큼이나 내 심금을 울리지는 못했다. 원작을 각색한 뮤지컬은 원작과의 비교를 절대 피할 수 없다. 좋은 평을 듣기 위해서는 중심을 이루는 플롯을 따르면서도 뮤지컬만의 특징들이 잘 묻어나야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볼터와 그루신의 재매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재매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매개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존의 매개가 해내지 못한 것을 충족해야 한다. 본질을 잃으면 재매개가 아닌 완전히 다른 매개로 인식될 수 있으며, 새로운 매력을 지니지 못한다면 기존의 매개와 다를 바가 없거나 쓸모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뮤지컬 <리틀잭>은 성공적인 재매개일까. 원작의 본질을 잃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충분히 그 유사점을 찾을 수 있었으며, 그 사실 자체에 대해 물음표가 던져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뮤지컬만의 새로운 매력을 갖추었는가를 묻는다면, 나는 그러지 못했다고 대답할 것 같다. 물론 개인의 취향 차이일 수 있으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만큼 극의 진행이 루즈하게 느껴졌고 작곡 또한 전혀 인상 깊지 않았다.

그나마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유머 코드인데, 요즘의 뮤지컬들은 대부분 적절한 재치를 잘 녹여내고 있는지라 뮤지컬 <리틀잭>만의 장점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무대 연출도 무난했고, 전혀 매력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무난한 것 투성이었다. 무색무취라고나 할까. 어느 누군가는 매력을 느꼈을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나에게는 감흥을 느낄 수 없는 뮤지컬이었다.

가끔 원작의 명성 때문에 피해를 보는 2차 창작물을 본다. 원작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원작을 뛰어넘지 못하면 실패작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을 떠안는다. 지금 이대로라면 뮤지컬 <리틀잭>은 원작 「소나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원작의 그늘에서 벗어나 빛을 보고 싶다면, 성공적인 재매개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뮤지컬로 만나는 「소나기」 자체는 반가웠기에, 더 개선된 모습의 뮤지컬 <리틀잭>을 기대해 본다.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