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불면증..

충격을 여러번 줌 그게 극적 완성도는 떨어뜨리면서 이야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게 문제

"백년동안의 고독" (모티브:G.G. 마르케스 작:백승철 연출:유경민 음악감독:김현정 출연:강덕중, 장비희 피아노,나레이션:신연지 특별영상출연:김종근 도밍고 신부 제작:극단 해반드르 극장:대학로스타시티 후암스테이지2관 별점:★★★☆☆) 처음 이 공연을 알게 되었을때 난해한 원작을 어떻게 무대에 올렸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극은 원작의 대사만 일부 차용하여 만든 연극쟁이들의 얘기였다. 진원이 소년원 시절 도움을 많이 받은 수녀님과 똑같은 이름이 나오는 소설 "백년동안의 고독" 이라는 작품을 접하고 이걸 연극으로 만들려고 하는 얘기이다. 극의 절정 부분인 진원의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가 좀 뜬금없었지만 두 명의 배우들의 열적적인 연기는 에너지가 넘친다. 그리고, 역시 피아노 라이브 연주는 언제나 좋다.

남미를 배표하는 작가 G.G. 마르케스의 소설에서 모티브를 얻어왔다는 소재와 독특한 제목에 이끌려 주말 오후 대학로를 찾아 극단 해반드르의 연극 <백년동안의 고독>을 관람하였습니다. 사실 소설가와 그의 작품 <백년동안의 고독>은 이번 연극을 통해서 처음 알게되어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아름다운 선율의 피아노 연주와 소설의 한 대목을 낭독하는 나레이션을 들으며 조용히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다가 고아원에서 자라 마음속 깊은 트라우마를 가진 진원은 자신을 어머니처럼 보살펴주신 수녀님과 같은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 <백년동안의 고독>에 매료되어, 희곡으로 발표하고자 하는 것이 평생의 과업이 됩니다. 하지만, 남미의 오지로 떠난 수녀님의 소식과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창작때문에 그의 내면은 점점 더 피폐해져 갑니다. 진원과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멋진 배우를 꿈꾸는 동료 후배 병철만이 진원의 깊은 고독과 허무를 이해하지만, 그와 함께 당당하게 대표작으로 불릴 연극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치게 되지요.

연극은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동안의 고독>의 모티브와 구절을 빌려와 진원과 병철의 현실과 희곡의 극중극 구조로 진행됩니다. 마르케스의 소설속 대사들과 이미지를 사용한 무대 연출도 배우들의 감정적인 연기와 잘 어우러져 좋았습니다. 그리고 피아니스트가 라이브로 연주하는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격정적이면서도 고독이 배인 선율도 마음속에 남아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내면의 상처와 인생의 처절함이 인간에게 얼마나 커다란 고독과 허무함을 드리우는지, 그리고 현대인들이 얼마나 깊은 고독과 허무함을 안고 힘겹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지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원역의 강덕중 배우님의 이성적이면서도 인생을 달관한 듯한 모습과 병철역의 장비희 배우님의 격정적인 감정 표현의 대비도 2인극의 장점을 잘 살려주어 끝까지 몰입하며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나서 마르케스의 동명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과 누군가의 온기가 그리워질만큼 깊은 고독함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공연의 감동과 여운이 가슴속에 남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좋은 예술 연극으로서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연극계 전반의 창작의 어려움과 관계자들의 고통이 관객들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으로 조금은 나아지기를 바라며, 연극 <백년동안의 고독>이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사랑속에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기를 응원합니다. 친절하게 맞이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들과 최고의 무대를 위해 땀흘려 노력하신 극단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