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보 연출, 욕망의 발자국 안에서 길을 찾다.

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김광보 연출이 고연옥 작가와 <인류최초의 키스>에 이어 <발자국 안에서> 다시 만났다. 작품에 대한 완벽한 해석과 독특한 연출 기법으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주목받는 김광보 연출은 삶과 인간의 근원에 관한 문제작들을 꾸준히 발표한 고연옥 작가와 함께 새로운 스타일의 연극 무대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오만한 인간의 끝이 보이지 않는 욕망을 은유와 풍자, 특유의 서글픈 웃음으로 담아낸 <발자국 안에서>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온전히 소통할 수 없는 허상의 인물..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한 성찰

변두리 동네, 쌀집 간판이 달린 빈 가게에 값싼 작업실을 찾는 젊은 화가가 세를 든다.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이 일어난 곳이라는 부동산 업자의 설명이 있었지만,
화가는 오히려 영감이 느껴진다며 그곳을 마음에 들어한다.
화가가 작업실을 꾸리자 마을 주민들은 쌀을 사기 위해 찾아온다.
30여 년 간 쌀집이었던 곳에서 왜 쌀을 팔지 않느냐는 주민들의 아우성에 화가는 점점 짜증이 난다.
게다가 살인사건을 해결한답시고, 밤낮없이 들이닥치는 형사의 간섭에도 지쳐간다.
퇴물처럼 방치된 쌀집 간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