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티나 멕시카나는 아침을 여는 듯한 맑고 상쾌한 느낌의 곡이라서 1부의 첫곡으로 잘 어울렸다. 플루트의 청아하고 낭랑한 음색과 경쾌한 기타의 반주가 어우러져서 따사로운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숲속에서 부지런한 새가 지저귀는 노래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브라질 작곡가 에이토르 빌라로보스의 브라질풍 바흐 제5번의 소프라노 파트를 플루트가 맡았고 8개의 첼로 파트는 기타에게 돌아갔다. 첼로를 대신한 낭만적인 기타 반주와 소프라노를 대신한 은은하고 오묘한 플루트의 음색이 어우러져서 달밤의 아늑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연주였다.

이번 콘서트는 열정적이면서도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특징인 남미 음악이 주제였다. 그래서 남미 음악을 대표하는 탱고가 프로그램의 반을 차지했다. 1부의 끝을 장식한 프랑스 작곡가 미셸 키르슈너의 세 개의 탱고는 플루트의 선율이 무척 아름답고 서정적인 곡이었다. 각 악장은 격정, 오해, 뜨거움이라는 주제로 구성되었는데 3악장에서는 음이 빠르게 변화하는 부분이 많아서 플루티스트의 호흡과 기교가 요구되었고 재스민최는 긴 호흡으로 신명나고 리드미컬하게 플루트를 연주하여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2부의 첫곡은 파라과이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아구스틴 바리오스의 기타 솔로를 위한 숲의 꿈은 감미로운 멜로디가 물결 치는 곡으로 트레몰로 주법의 기교가 빛을 발하는 곡이었다. 알함브라 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에서 9번의 우승 경력을 가진 박규희 기타리스트가 연주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트레몰로 연주는 역시나 달콤했고 매혹적이었다. 다음 곡인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플루트 솔로를 위한 탱고 에튀드 6번은 재스민최 플루티스트의 플루트 솔로였다. 세계 최정상 플루티스트의 연주답게 화려한 기교가 돋보였고 파워풀하고 날카로운 음색으로 변화와 강조를 준 구간도 기억에 남는다.

탱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가가 피아졸라인 만큼 그의 음악이 후반부에 연달아 3곡이나 편성되었다. 기타 반주와 플루트의 음색으로 듣는 리베르탱고도 매력 있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가 이날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탱고의 역사는 1악장 창녀촌 1900, 2악장 카페 1930, 3악장 나이트클럽 1960, 4악장 오늘날의 콘서트로 이루어졌는데 4악장이 모두 연주되었다. 탱고에 한계를 느꼈던 피아졸라는 클래식 작곡가가 되기 위해서 1954년에 파리로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여성 작곡가 나디아 블랑제의 제자가 되었는데 그녀로부터 왜 탱고를 버리려고 하는가. 탱고야말로 피아졸라의 원천이다라는 가르침을 받은 후 그는 탱고의 혁명을 시도하게 되었다. 춤을 추기 위한 탱고가 아니라 연주하고 듣기 위한 탱고 즉 누에보 탱고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다. 탱고의 역사는 제목처럼 탱고의 변천사를 30년 단위로 구분하여 정리해놓은 듯한 음악이었다. 고혹적인 플루트의 음색과 잔잔한 기타 반주가 어우러져서 평온한 느낌을 주는 2악장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 세 번째 콘서트는 탱고의 매력이 깃든 공연이었다. 재스민최 플루티스트는 또래의 친구가 없어서 외로웠던 신시내티 교향악단 시절을 회상하며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아파트 주차장의 차 안에서 몇 시간이나 보내기도 했고 24시간 영업하는 마트에까지 다녀오기도 했다며 외로워서 힘들었던 시절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그녀는 탱고 음악에서 남미의 서민들이 지닌 슬픔과 외로움이 느껴지는 한편 그러한 고독한 감정들을 음악과 춤으로 극복하려는 열정이 느껴졌다고 했다. 그녀의 플루트가 수놓은 탱고의 선율은 관객들의 가슴에도 열정과 용기를 불어넣었을 것이다.

또한 이번 공연을 통하여 기타의 매력에 관해서도 눈뜨게 되었다. 솔직히 관람 전에는 플루트 같은 우아한 악기와 기타 같은 통속적인 악기가 과연 어울릴까 싶기도 하였으나 박규희 기타리스트의 트레몰로, 라스게아도, 하모닉스, 탐보라 등 연주 주법 설명에서부터 다양한 음색을 표현하는 기타라는 악기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녀의 연주를 들으면서 더욱더 기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기타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 Ⅲ는 플루트와 기타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 조합인지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멋진 무대였다. 좋은 음악을 들려준 재스민최, 박규희 아티스트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그녀들의 활약을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 싶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듣는내내 힐링되고,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근데 사실 플루트는 원래 좋아하고 기대 자체를 많이 하고 갔어서 기대한 만큼 좋았다는 거 말고는 새삼스럽게 뭔가 더 말할게 없고요... 기타에 대해서 정말 다시 보고 오게 됐네요(...). 기타가 저렇게 다양한 음을 낼 수 있는 악기였어...?

인터미션 15분에 프로그램을 사려고 했는데 현금 판매라고 하셔서
제가 현금이 없고 카드만 있어 구입하지 못해 인터파크에서 켭쳐해서 올립니다
저는 컬쳐블룸에서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를 보고
클래식을 많이 알리는 못하지만 듣는 것을 좋아해서 신청해서 가게 되었는데
세종문화회관이 40주년이 되었다고 하고
위에 글에서처럼 이번 시즌이 최나경 님의 플루트 연주로 기획되어
제가 본 공연이 세 번째로 기타리스트 박규희 님과의 공연이었는데
의외로 기타와도 플루트의 연주가 잘 맞아 좋은 공연을 보게 되었네요

기타리스트 박규희 님의 솔로 곡도 들을 수 있었는데
곡을 연주하기 전에 기타로 할 수 연주법을 설명해 주시는데
참 다양한 연주기법이 있더라고요
전 기타를 처 보지 못해 그렇게 많은 연주법이 있는 줄 몰랐어요
이렇게 해서 좋은 정보를 얻고 가게 되었나요
공연 내내 화기 얘기한 분위기였어요
다른 공연보다는
그건 최나경 님의 공연 중간중간에 연주곡의 설명과 자신이 외국에서 살면서
느낀 점등을 얘기해 주셔서 좀 더 가까워진 느낌 때문이랄까요
다른 공연이 제가 많이 가 보진 않았지만
공연장이 좀 딱딱한 분위기인데
이 공연은 객석과의 호흡이 좋았던..

남미 음악을 연주하기 전에 그 음악의 느낌을 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무심코 하신 듯한 느낌이
마음에 닿았어요

참 그런데 공연 시간을 지나서 입장하시는 관객들이 좀
많은 듯해서 그것이 좀 아쉬웠어요

플룻과 기타가 어떤 조합으로 이 가을을 설레게 할까 했는데 곡하나하나 아름답고 다양해서 좋았습니다.
특히 기타의 선율에서 탱고를 연상할 수 있었고 플룻과의 색다른 조화가 연주를 더 멋지게 해준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 기분이 생생이 느껴지니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