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영미희곡 시간에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배우면서 느꼈던 전율..
그 이후로 공연이 있을 때면 열심히 보러 갔습니다.

임영웅 연출의 산울림에서의 연극공연을 3번 보고 대사는 거의 외울 정도가 되었죠^^

참 신기한게 같은 작품이고 큰 변화를 주지 않는데도 늘 갈 때마다 새롭고
유난히 귀에 들어오는 대사가 다르다는, 짜릿한 경험.

근데 이번에 루마니아팀의 공연이라길래 매우 궁금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연출가의 다양한 시도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공연이었습니다.

원작에는 공백으로 남겨두었던 불확실한 부분들을 연출가가 자신의 상상력과 해석으로 채워넣은 느낌이랄까.

우리나라 산울림 극단의 고도는 매우 정적이고 동선이 수평으로만 짜여져 있었던 반면
루마니아팀의 고도는 동적이고 동선도 수직 개념으로 활용되었던 것 같아요.

음악이나 독창적인 무대도 흥미로웠고.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산울림 극단의 고도 공연이 훨씬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원작에 충실하고, 그리고 작가가 원작에서 비워두었던 공간을 관객 개개인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각자 채워넣을 여지가 있었던 그 사색적인 느낌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특히, 이번 루마니아팀의 공연에서는 연출가의 해석에 따라 대사도 많이 압축했고, 생략된 부분도 좀 있더군요. 연출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부분에 고고와 디디가 다시 자살을 하려다 끈이 끊어지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까지 생략한 건, 연출자의 월권이 아닌가 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단, 우리나라팀의 고도는 일부 골수 팬들이 열광하는 대신 배경지식 없이 온 관객들은 지루해 하고 마지막에 어리둥절해 하는 등 공감을 못하는 면도 있었는데, 그에 반해 이 실비우 푸카레트 연출의 작품은 음악과 시각적인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서 초보 관객들도 재밌어 하며 보는 듯 하더라구요.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작품을 보고 고도를 기다리며 라는 작품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산울림 소극장에서 하는 우리나라팀의 공연도 꼭 한번 보실 것을 권합니다^^

현대인은 어떤 면에서 누구나 광대인 것 같습니다.
뛰어난 연기와 연출 덕분에, 이 작품을 아주 잘 그리고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는 내용이 초현실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보니 지금 우리 삶과 현대인의 모습을 꼭 집어 잘 표현한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아주 잘 봤습니다.

루마니아.. 색다른 문화를 느끼다..

외국공연 보다는 국내배우 (한명구, 박용수)의 연기가 더 좋았고 와닿았습니다
세트가 산만하고 그다지 여운이 남지 않았습니다

갠적으로 임영웅 연출의 작품이 더 좋았슴다...
세트가 넘 산만했고 희극과 비극의 조화가 그다지 이루어지지 못했었던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