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좋지는 않았습니다

페미니즘 연극제인데 ... 배우 6명중 2명만 여자이고, 나머지 4명은 남자라는 포스터 부터 뭔가 이상타고는 생각했네요. 남성 연극제는 365일 연극계에도 쎄고 셌어요. 60% 배우가 남성일자리라니 맞지 않는 것 같네요.
리얼리티쇼 패널 5명중 4명이 남자라니, 1명만 여자라는 것도 구성이 맞진 않아요.
차라리 범국민예절본부 협회 이사장, 가정지킴이센터장 이런식으로 한복입은 여성 배우가 등장하면 어땠을까 아쉽네요. 21세기 현모양처가 뭔지 고민이 부족해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용이....첫장면 노라-남편 대화하는 것부터 가사노동 강박증적 여성/젤리먹지말라고 다이어트 강요하는 남편... 여기서부터 숨이 콱 막히는데 (배경음도 없이) 이런 장면들이 수두룩 빽빽해서 모든 장면들이 생기를 잃고 죽어버렸어요.
(의사)선생님 역할을 맡은 배우는 책읽는 듯한 발성으로 대본읽는데... 너무 당황스러웠네요.

마지막 엔딩 빼고는 90% 장면이 <인형의 집>을 지나치게 똑같이 묘사하는데 치중해서
21세기 리얼리티 쇼 하고의 결합성이 약해지고, 모든 장면에서 생기를 잃었습니다...
말투부터 책속에 19세기 구어체 똑같이 따라가는 것 부터 ... 텍스트가 무대에 왜 통으로 올라왔는지..
그리고 인형의 집을 안 읽은 사람이 연극을 보면 이해가 안가는 장면이 많았어요.
의사를 그냥 선생님이라고만 불러서 관계를 설명안해주는 것, 무뜬금 사채업자라는 설명없이 집안에 침입한 남성,

극단 배우분들이 20대 초 중반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분들 정도로 보이는데 노라까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은행장이라는 50~60대쯤) 노라 남편하고는 연령대가 맞지 않았어요... 20대 초중반 부부생활 묘사도 맞지 않았고요...
결혼생활을 연기하는데... 극본도 그렇고 결혼이 뭔지 한번도 생활해본적 없는 사람들이라는게 느껴졌어요.

대학교 연극동아리 아마추어 연극 올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연극은 페미니즘 연극제하고 전혀 부합하진 않아요.
인형의 집, 낙태, 여성이야기를 한다고 무조건 페미니즘은 아닙니다.
연극제 출품작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요.

"페미는 돈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이런식으로 페미니즘 장사를 하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사기]에 속하지 않을까 하네요... (<환희,물집,화상> 보고 너무 좋아서 다시 예매했는데... 친구랑 보고 민망해 죽는줄 알았어요. ㅠㅠ)

원작 인형의 집을 좋아하던터라 보게된 노라이즘 현대사회와 적절히 조화가 된게보여서 좋았다 하지만 그만큼ㅈ아쉬웠던 점도 많았다.

"노라이즘" (원작:헨릭 입센 <인형의 집> 연출:이수림 출연:김대환, 김태완, 남대현, 문서율, 박경섭, 박이슬 제작:극단 불한당 극장:드림시어터 별점:★★☆☆☆) 제1회 페미니즘 연극제 다섯번째 작품이다. ''페미니즘'' 이라는 주제로 연극제를 기획한 것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먼저 1879년애 출판 된 원작은 여성의 자유와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독립을 주제로 삼고 있는 이 희곡은 사실주의 작가 입센의 대표작이자 여성해방운동의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노라는 신여성의 대명사가 되었다. 라고 인터넷에 나와 있다. 이것을 요즘 유행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형식을 빌려서 만든 작품이다. 시도는 좋았으나 원작의 의도나 현실적인 감각, 둘 중에 어느 하나도 잘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좋았던 점 낙태 이슈를 다룬다는 점은 좋았다. (물론 그 깊이는 아쉬움) 네 잘못이 아니라는 친구의 말은 ‘인형의 집’ 밖에서 단말마로 들릴 뿐이라는 것. ‘인형’에게 코앞에사 실질적으로 닥쳐오는 거대한 ‘주인’의 위압감이 잘 느껴졌다. 노라가 잘못했다고 비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줄줄 나더라. 모든 아쉬운 점을 덮을만큼 마지막 장면의 연출이 좋았다. ‘연극적’인 장점을 백분 살린 장면! *아쉬운 점 몇몇 납득 못할 대사들이 있었다. 말미에 노라가 남편에게 “우리 둘다 모두 자유로워져요.”라는 말. 대체 남편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거지? 가장의 의무는 ‘권력’과 ‘권위’에 수반되는 의무고. 아내의 의무는 ‘의무로 둔갑한’ 착취와 억압의 결과일 뿐이다. 우리 모두 의무인줄 속고 있었던 거지. 가장의 ㅋ의무ㅋ에서 자유로워졌다 = 가장의 권력에서 자유로워졌다? 남편은 그 ‘의무’ 덕분에 집안에서 군림했다. 대체 무엇으로부터 자유를 뺏기고 있었다는 말인가 ㅋㅋㅋㅋ 이밖에도 전체적으로 가부장제의 권력구조를 너무 얕게 다루었다는 인상이 들었다. 물론 이제 막 페미니즘을 접한 관객에게는 약간의 울림과 깨달음?은 줄듯. 하지만 어느정도 페미니즘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큰 울림도, 깨달음도 없었다. 그냥 이미 아는 얘기 다시 듣는 느낌이랄까 - 어쨌든 1회 페미니즘 연극제가 무사히 치뤄지고 있어서 기쁘다. 사랑하는 대학로 무대 위에 “빻은” 공연은 그만 보고 싶다. 불편하지 않고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많아졌으면 한다. ‘페미니즘’이라는 타이틀을 굳이, 특별히 걸지 않아도 당연하게 ‘페미니즘적인’ 대학로를 손꼽아 기다린다.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