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유명한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인 자베르 경감의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한 뮤지컬! 내용도 재밌지만 앙상블 무대와 넘버들이 계속 기억에 남는 뮤지컬이었습니다!

2018.12.24 후기입니다. 기존 레미제라블이 주인공이 아닌 자베르가 주인공으로 바라보는 입장과 위치로 극의 포커스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더불어 배우분들의 노래가 너무 좋았어요~ 다음에 또 재연이 된다면 또 관람하고 싶은 공연이었습니다

레미제라블이랑 다른시선에서 보니 또 다르느낌 감동이였어요.
영화에서 부각되는 캐릭터랑은 좀 다른해석.느낌이고 T자무대를 처음 경험해서 색달랏어요.
기회되면 또 보고싶어요

영화 레미제라블을 재밌게 봐서 기대 하고 봤는데 진짜 재밌더라구오
배우님들도 좋으시고 노래 연기도 다들 잘하셔서 하는동안 10번 넘게 봤네요

뮤지컬 레미제라블 자베르는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을 원작으로 하는 창작 뮤지컬입니다. 기존의 작품이 장발장의 시선으로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민중들의 바램과 그들의 항쟁인 프랑스 대혁명을 바라보았다면 레미제라블 자베르는 정의롭고 강한 신념을 가진 자베르 경감의 시선으로 프랑스 대혁명 당시 최일선에서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경감이 범죄자들을 추적하며 서서히 바뀌어 가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장발장의 생애와 주변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을 다룬 레미제라블은 탄탄한 원작으로 인해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매체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으로 2012년에는 휴잭맨, 아만다 사이프리드,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등이 출연한 영화 레미제라블로 관객에게 호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장발장이지만 평생 그를 쫓는 자베르의 카리스마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이후 뮤지컬 레미제라블 자베르가 따로 나왔을 정도이고 영화에서도 자베르 경감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는 손색없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유독 혹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1862년에 출간되었지만 출판 전 초고의 제목은 ''레미제레''라는 이름으로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프랑스어의 ''레 미제레''는 가난, 비참함, 가엾음, 짓밟힘 등의 뜻의 추상명사라고 합니다. ''레미제라블''은 비참한 사람들, 가엾은 사람들, 짓밟힌 사람들을 나타낸다고 하네요. 이렇게 바뀌게 된 이유는 프랑스 혁명시기 공화주의를 지지하다 비참하고 외로운 떠돌이 망명자 생활을 하여야 했던 위고의 삶이 작품에 투영된 결과라고 합니다.

빵 한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 살이를 한 장발장 역에는 김성민, 왕시명 배우가 캐스팅 되었고 제가 관람한 날에는 왕시명 배우가 출연하셨습니다. 왕시명 배우는 2008년 뮤지컬 "두드림러브"로 데뷔하여 지킬앤하이드, 두 도시 이야기, 타이타닉 등 18개의 크고 작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로 저는 시대를 앞서갔던 뮤지컬 언더그라운드에서 싸일런스 역으로 처음 접한 배우입니다. 처음 뵈었을 때의 코믹한 배역과 정반대의 고뇌에 가득찬 모습을 잘 살려 연기해 주셨습니다. 특히 재감옥안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죄수들의 노동을 대신하는 장면과 모두에게 존경받는 마들렌 시장이 되었지만 팡틴과 그의 딸 코제트를 위해 시장의 지위를 내놓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감옥에서 탈옥한 어쩌면 자신의 경력에 유일한 오점이 될 수도 있는 24601 (장발장)을 쫓는 일에 평생을 바친 자베르 경감역에는 유다미, 임재현 배우가 캐스팅 되었고 제가 관람한 날에는 임재현 배우가 출연하셨습니다. 임재현 배우는 2009년 맨오브라만차로 데뷔한 배우로 빌리엘리어트, 카르멘, 레베카 등 13개의 크고 작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로 정형화 되어 있기 때문에 믿믿할 수도 있는 자베르 경감의 캐릭터를 특유의 카리스마와 내면연기를 통해 자베르의 무너져가는 신념을 잘 보여주셨습니다.

돈이면 모든 것이 다되는 시대상을 표현한 인물인 떼나르디에역에는 김도형, 박진수 배우가 캐스팅 되었고 제가 관람한 날에는 김도형 배우가 출연하셨습니다. 김도형 배우는 1991년 KBS 대학가요제 은상 수상을 시작으로 뮤지컬 명성황후, 시카고, 넌센스 등 총 21건의 공연에 출연한 관록있는 분입니다. 악역이지만 극 진행을 위해 꼭 필요한 배역인 떼나르디에역을 하면서 관람객들에게 떼나르디에 만세 삼창을 시키기도 하는 등 전반적으로 무거운 공연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잘 했던 것 같습니다.

공장에서 사창가까지 어떤 고난에도 불구하고 딸의 약값을 벌기 위하여 노력하다 병들어 죽는 판틴과 판틴의 사생아로 판틴이 죽고 장발장에게 맡겨지는 코젯, 1인 2역에는 조예서와 신서옥 배우가 캐스팅 되었고 제가 관람한 날에는 조예서 배우가 출연하였습니다. 조예서 배우는 2016년 데뷔한 배우로 경력이 많지는 않은 배우지만 순수하지만 억척스러운 판틴과 철부지스러운 코젯의 상반되는 모습을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

앙상블 중에는 공장장 역할을 맡은 조용기 배우님이 가장 기역에 남습니다. 특유의 한쪽으로 넘긴 머리 스타일과 공장에서 판틴을 괴롭히는 느끼한 역할이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 싶을 만큼 연기 몰입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공연을 마친 이후에는 공연 티켓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들을 나누어 주는 추첨 시간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되지 않았지만 인터미션 없이 10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공연을 하는 아쉬움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자베르는 자베르의 시선으로 바라본 레미제라블이지만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 대중성을 갖추었지만 창작뮤지컬로서의 작품성은 약간 부족해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드는 작품입니다. 2018년의 신조어가 소확행, 욜로, 워라벨이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미래보다는 현재에 만족하는 삶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자베르를 통해 양심을 지키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장발장의 삶을 보면서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신분에 따른 차별로 시민들이 고통 받던 1862년에도 갈수록 각박해지는 하루 하루가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이 넘쳐나는 2019년에도 새로운 의미를 우리들에게 주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