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시간이 아주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고 바랄정도로 몰입하며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난해한 제목만 보고는 실험적이거나 부조리한 극이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연극이 갖추어야 할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었습니다.

관객석에 앉을때부터 단아하고 안락한 무대장치에 빠져 ''아! 정말 마음에 든다!''라는 기분좋은 예감이 들었죠.

아무리 문제적 작품이라도 따뜻한 배경과 진한사람의 향기를 풍기는 배우들의 연기가 있다면 우리의 일상으로도 끌어 올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수수한 어여쁜 여배우의 모습이 맘에 들었지요!

마틴이 로스에게 고백하는 충격적인 사실이 뭘까 궁금해서 예상도 해보았는데 진짜 상상을 벗어나더군요.

그런데 이 연극이 전해준 발상의 전환 영향인지 마틴의 경험이 정말 이 세상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겠다는 획기적인 생각도 드네요.

''에드워드 올비''라는 멋진 극작가의 작품을 알게되어서 행복합니다.

저는 연극의 정통 매력을 갖춘 이 공연이 무척이나 좋았고 다시 언젠가 재공연해주시길 바란답니다.

단 5분도 안걸릴 이야기를
2시간에 걸쳐서 겨우 이야기했지만
결론은 파국...

인간이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선입가치관으로
걸러서 이야기를 전달받다보니..

대화하기 참 힘들다는것을
잘 그리고 있다..

물론 소재는 지나치게...rare한 케이스지만...

"염소, 혹은 실비아는 누구인가?" (작:에드워드올비 연출:라성연 무대:Shine_OD 조명:박소라 음악:이승호 출연:박윤석, 박종희, 김수아, 박지훈 제작:베타프로젝트 극장:나온씨어터 별점:★★★★★) 공연 이력을 찾아 보니 2007년도에 초연 되었다. 이 때 마틴역은 김정호 배우님이 하셨내... 기억으로는 이 공연 현수막이 아르코 극장 앞에 있었던 것을 보고 어떤 작품인가 궁금 했었는데, 왜 그 떄 공연은 안 봤었지? 아무튼 공연 소식을 접하고 그 때의 궁금증을 해결 하려고 예매하고 봤다. 와우! 안보면 어쩔뻔 했어? 예상했던 것 보다 작품도 좋고 무대, 음악, 연기도 훌륭하다. 먼저 작품은 "동물원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가","키 큰 세 여자" 를 봤었던 에드워드 올비가 2002년도에 발표하였다. 다루기 쉽지 않은 ''수간(獸姦)'' 이라는 소재로 인간의 서로에 대한 소통 불능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소재의 내용일 줄 몰랐는데 평범하지 않은 얘기를 무겁지 않게 잘 풀어낸 연출님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파국적인 결말이 마냥 즐겁게만 볼 수 있는 공연은 아니다. 극장에 입장하면 잘 만들어 놓은 깔끔하고 정돈 된 무대와 클래식 음악이 분위기를 잡아 준다. 공연 중간의 강렬한 전자 음악과 무대가 어질러 지는 상황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무대와 음악이 좋아서 별점 1개 추가한다. 다음 배우 얘기를 하자면 종반 부분에 화술이 약간 아쉬웠지만 마틴 역의 박윤석 배우님은 퇴장 없이 공연 전체를 잘 이끌어 나간다. 전작 "오슬로" 에서 봤었던 김수아 배우님도 좋았다. 찾아 보니 "불현듯, 부아가 치밀 때가 있다" 라는 공연을 본 적이 있는 이 극단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봐야 하겠다.

사회적으로 강건한 마틴은 이미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린 마틴은 염소와 사랑에 빠졌다.
염소와의 사랑을 가까이 할 수 없는 사람과의 사랑이라고 해석하였다. 수간이라면 연극을 참고보기 어려운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대사의 마디마다 에드워드 올비의 특유성이 뭍어 난다. 염소와의 사랑은 결국 비극적인 사랑이다. 사랑해선 안될 대상을 사랑한 것이 비극적 종말로 치닷게 된다. 무모하지만 어느 순간 빠져버린 사랑에 대한 은유적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