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 대화의시간 좋았습니다

재밌게 봤는데 집중하느라

무척 재밌게 봤고, 여성의 지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네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정극인데, -실제로 내 앞 열 두 명은 온 몸을 비틀고 서로 정수리 냄새 맡고 키득 거리고ㅋㅋㅋㅋ 공연 중에 프로그램을 뒤적거리고 사탕을 까먹지 않나ㅎㅎㅎㅎㅎ 그렇게 재미없으면 집중해서 잘 보고 있는 사람들 방해하지나 말고 집에 가서 편하게 쉬지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음. 관극 태도 진짜...하...ㅋㅋㅋㅋ- 박호산 배우님이 반전 매력으로 빵빵 터트려 주심.ㅎㅎㅎ 자아를 찾아 15년만에 집에 돌아온 노라. 가부장적이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남편 토르발트. 경직된 초반 분위기와 달리 중후반부부터 완벽히 그녀를 이해하진 못 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그녀를 아직도 사랑함을 표현하고자 그녀가 원하는대로 이혼 서류를 가져와 주고 그 우여곡절을 표현하는 부분 덕분에 극이 풍성해짐.ㅎㅎㅎ 앤 마리의 전국향 배우님의 발성이랑 호흡이 다른 배우들에 비해 조금 약해 조금 불안했지만 초반 이후 분량이 많이 없어 관극에 큰 영향은 안 끼침. 엄마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이 자란 에미 역의 이경미 배우님은 겉으론 궁금하지도 그립지도 않았다고 하지만 자식들을 버리고 간 엄마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담긴 내면을 우아하게 표현함. 단조로운 무대이었지만 의자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각자의 대립과 화해, 이해를 보여 주는 방식도 좋았고, 의상 색깔과 스트라이프 패턴 방향에 따라 캐릭터를 보여준 것도 굿굿.^^ 박호산 배우님은 슬감빵에서 보여 준 연기에 반했는데 무대에서도 역시 다를 바 없어 내공있는 배우는 카메라 연기든 무대 연기든 가려지지 않는구나를 다시 깨달았음. 무대에 많이 서 주셨으면 좋겠당.^^ 컷콜 촬영 가능이라 동영상 눌러 놓고는 노라 퇴장하는 장면이 압권인데 앞 열 관객이 일어서서 나가는 바람에 정신놓고 박호산 배우님 포커스 잡다가 종료해 버림.ㅜㅜ

노라는 또다시 문을 열고 나서네요.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