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이 시대의 스릴러가 아닐까싶습니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가고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
이 공연을 보면 그 말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단단페스티발에서 봤던 장용웅배우님 >.<
어쩜 그리 얄밉게 연기를 잘하시는지...한번 더 입덕하고 갑니다

배우들 너무 훌륭하시고.. 특히 옆집여자분 엄지척!!

담에 꼭 만나고 싶네용~~~최고1

사람들은 종종 두 가지 메시지를 한 사람에게 던지고는 합니다. 말로 하는 메시지와 진심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다른 경우 말입니다. 건강이 최고니까 그것만 생각하라면서 그래도 대학은 좋은 곳에 가야 하지 않겠느냐 라고 하는 말이나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귀찮은 표정을 짓는다거나 퇴근 시간 꼭 맞추어서 퇴근하라면서 퇴근시간 전에 당일에 마쳤으면 좋겠다면서 일을 준다거나 정말 착한 애인데 그래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한다거나 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중메시지는 사람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말하는 사람의 겉에 드러난 표현과 비쳐지는 속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마치 웃으면서 칼을 들고 있는 것처럼 웃음에 집중하다가 보면 무섭고 두려운 칼은 내 얼굴 앞까지 이르러 있기 마련입니다. 어찌되었든 저찌되었든 이중메시지는 혼란과 함께 전하고자 하는 두 번째 메시지, 속내, 좀 더 강하게 어필하는 메시지에 집중하게 되어버립니다. 겉으로 드러난 메시지가 체면과 위신을 위해서라면 속으로 하는 두 번째 메시지는 좀 더 강력하게 어필되어 강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웃이 집으로 들어오기 전, 쿵쿵 거리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립니다. 이만하면 돌아갈만도 한데도 말입니다. 두드리다 말고 거기 있지 않느냐고 확인의 메시지까지 전하는 그때쯤이면 대답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때쯤 드릴 것도 있어서요 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사 와서 인사하러 와서 무언가 나에게 줄 것까지 준비한 사람에게 메몰차게 모른체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마지못해 문을 열면서도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니 조심스럽습니다. 얼릉 가줬으면 하면서도 우리 아이 또래의 자식이 있다는 말에 솔깃합니다. 나는 초보 엄마이고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다른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의자를 권하게 되고 커피를 타오게 되고 관계라는 것을 맺게 됩니다. 상대방은 끊임없이 우리 아이와의 관계를 부러워하면서 그렇게 좋은 관계, 그렇게 좋은 아이라 부럽다고 칭찬을 해댑니다. 그리고 그 칭찬 끝에는 낚싯줄처럼 한마디가 걸려있습니다. “그런데 엄마들이 아이들을 참 몰라요. 저도 그랬다니까요” 혹은 “제 지인도 그랬다니까요” 라는 말이 걸려있습니다. 내 아이가 착하다고 하면서도 아이들은 알 수가 없다고 말하는 두 가지 메시지에 익숙해지다 보면 “착한 내 딸”이 어느새 “알 수 없는 내딸” 적어도 “확인해야 할 내 딸”로 바뀌고 맙니다. 그렇게 바뀐 이후부터는 모든 것이 의심스럽습니다. 이웃의 말에 휘둘리고야 맙니다. 나는 초보엄마이고 그녀는 고수엄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엄마니까 그래도 된다”는 말한마디에 휘둘리고 맙니다. 엄마니까 그래도 되는게 어디있을까요?? 스스로도 알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휘둘리게 됩니다. 알면서도 휘둘리게 되는 그 뒷끝을 그녀는 항상 제공해주고야 맙니다. 어느새 그녀의 말을 듣다보면 나는 내 마음을, 의심을 쉴 수가 없습니다. 나는 분명히 내 착한 딸을 사랑하고 믿었는데 어느새 내 딸은 요즘 애들, 믿을 수 없는 아이가 되어 적어도 내가 확인하지 않으면 안될 아이가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미스테리가 아닐까요?? 미스테리스릴러전, 나의이웃에는 이중메시지로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고 조절하는 한 사람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한사람이 미스터리스릴러가 아니라 정말 우리 주위에 종종 있다는 것이 미스터리스릴러인 것 같습니다. 그 표본을 볼 수 있었던 연극, 미스터리스릴러전 나의이웃 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침범해 들어온 타인의 말로 점차 무너지는 일상의 모습을 세밀하게 잘 그려낸 것 같아요. 조금씩 흔들리는 심리적인 부분을 배우들이 탁월하게 표현하셨어요. 연출적으로도 긴장감을 조금씩 쌓아가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잘 봤습니다.

"나의 이웃" (작,연출:신영은 출연:류현주, 장용웅, 김기정 제작:극단 드란 극장:소극장 혜화당 별점:★★★☆☆) 2019 제3회 미스터리스릴러전 네번째 작품이다. 전작 "국경시장" 을 봤었던 극단 드란의 공연이다. 무대는 스릴러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 앉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소파와 탁자가 놓여 있는 평범한 거실 이다. 중2 딸과 실랑이를 하며 학교를 보내고 한가로운 시간을 갖는 엄마, 이 때 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린다. 음향은 전자 도어록 소리 인데, 노크 소리는 문을 직접 두드리는 설정이 특이하다. 아무튼 며칠 전에 이사 왔다며 이웃집 여자가 찾아 오면서 얘기는 시작 된다. 말에 ''현혹'' 된 여자의 끔찍한 결말릉 보여 준다. 단순한 얘기가 약간의 지루함은 있었지만 재미있게 보았던 전작 "신우맨숀" 의 장용웅 배우님의 연기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