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안녕,오리를 보고 나서 아주 유명한 분이 하신 말씀 하나가 귓가를 맴돌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쫓아 움직이는 확실히 인싸이신 분에게 추종자들 중 대표되는 사람들이 이야기 했습니다. “누구는 선지자 라고 하더라”, “누구는 예언자 라고 하더라”, “누구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위대한 인싸이신 분께서 말씀하셨어요. “너희는 나를 무엇이라 하느냐?” 라고 말이에요.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았던 건 왜일까요?? 그분을 비하하려는 생각은 하나도 없지만 혹시 그렇게 느끼셨으면 죄송해요~ 근데 정말 그건 아니에요.
여기 누구나 태어날 때 오리를 달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오리가 언젠가 하늘을 날아 자신을 하늘에까지 태워준다고 믿어요. 안녕, 오리의 설정은 그렇게 시작해요. 물론 사람들이 태어나면서 오리가 태어나는 부분부터 보여주지는 않아요. 연극이 시작하자마자 오리를 턱 하니 보관소에 맡기는 아주 작은 소녀로부터 시작하죠. 소녀는 아빠가 자기에게 오리를 맡기라고 했다고 말하면서 자기와 오리가 연결된 끈을 절단해서 맡기고 보관소에서 요청하는 서류를 작성해서 보관소 직원에게 내밀어요. 소녀의 아빠는 보이지 않고 소녀만 보이지만 소녀의 모든 행동은 아빠를 보고 아빠가 말한 걸 자기식으로 해석해서 행동하는 거에요. 소녀는 무대에 들어서기 전까지 오리가 울어대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렇게 울면 나도 서글퍼지잖아”라고 말했지만 오리를 맡긴 이후부터는 자기 새장에서 보이지 않는 오리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렸다는 듯이, 꼭 앓던 이가 빠졌다는 듯이 행동하고 이야기해요. 마치 처음부터 오리 같은 건 귀찮고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 소녀의 반대편에 오리를 키우고 있는 소년이 있어요. 소년은 어떻게 해서라도 오리를 키우고야 말겠다고 이야기해요. 오리가 커서 자신을 하늘 끝까지 데려다 줄 거라고 믿어요. 그 믿음 때문에 엄마가 이제는 줄을 잘라버리고 보관소에 맡기자는 말에 반대해요. “엄마가 나한테 오리를 기르는 방법을 알려줬잖아” 라고 이야기해요. 엄마와 소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리를 키우겠다 라는 의사를 분명히 해요. 소년은 확신에 가득 차 있고 그 확신은 의지에서 비롯되는 것 같이 보여요. 하지만 인간의 의지란 얼마나 나약할까요??

안녕, 오리 라는 연극이 즐거웠던 건 연극을 보면서 그토록 많은 해석의 다양성을 ‘양말을 서랍 속에 숨겨놓듯’ 숨겨놓았다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희망, 어떤 사람에게는 사랑, 어떤 사람에게는 우정일지도 몰라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저는 오리, 그거 말고 남들은 모두 보관소에 가지고 와서 끊어버리는 “그 오리를 키운다” 라는 행위가 신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은 다시 할 수 있고 행복도 다른 의미로 찾을 수 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한번 꺽인 신념은 다시 돌아오기 힘드니까요. 어떤 의미로든 안녕, 오리라는 연극은 우리가 살면서 잃어버리고 있던, 혹은 잃어버리면 안될 무언가를 찾게 하고 묻게 만드는 연극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무언가가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후의 이야기들은 자제하겠지만,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연극을 사랑하신다면 안녕,오리 라는 연극 한편 추천하고 싶네요.

오리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가서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무대 연출에 깊은 생각이 담겨있다는 것이 하나하나 느껴져 인상깊었습니다.

극발전소 301 출신다운 신박한 상상력
충격적인 엔딩에 놀람

배우들 한분한분 연기 참 좋았다. 이번에 아들, 어린이 역을 한 성민군과 혜림양 넘 잘한듯하다. 앞으로 배우들의 멋진 새가 되어 있기를 바란다. 두 배우에게 반했다 다소 무거운 안녕, 오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상에 태어나면 누구나 꿈이란걸 가진하고 살게 된다. 그 꿈을 펼치기 위해 누군가는 자기 스스로 노력하고 누군가는 부모님이나 어른들의 테두리속에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는 감당을 못해 내 안 깊숙히 집어 넣어놓고 혼자 외로움과 싸우며 살기도 한다. 어느 누가 살아가는 방법이 정답인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그걸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서로 대화하고 응원하면서 배울건 배우고 버릴건 버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버리라는 것은 아니지만 잘 못 되었다 생각하면 버리고 다시 노력하면 될듯하다. 그 감당을 짊어지고 살아가다 과부하가 생겨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혼자 자멸할수도 있으니 말이다. 생각을 많이 했다. 정말 저렇게 오리가 내 목줄에 걸려있다면 어떻게 했을까? 조절을 잘해서 키를 안크게 할까? 아님 먹을것을 마음대로 주어 크게 키울까? 돈받고 버릴까? 몰래죽일까? 여러 생각을 하는 이 공연 참 좋았다. 다소 과격해서 놀라기도 했지만 왠지 우리 현대 인들의 씁쓸한 모습들 같았다. 과연 오리는 새가 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왠지 새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이느낌^^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싶었을까? 다시 돌아보게 된다.

연극을 보면서 오리가 매달려있던 줄을 끊어버린 사람도, 여전히 오리를 키우는 사람도 그리 행복해보이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선택이 옳다고 말하지 않는 연극이라 좋았습니다. ''어쩌면 오리가 없는 것이 더 행복할지도 몰라''라는 말이 와닿았어요. ''꿈이 있어야 한다''는 뻔한 결론이 아니라 좋았습니다. 꿈도 그저 하나의 선택인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