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2020년 프로젝트 "모짜르트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 그 1편을 감상했다.
12월28일 토요일 오후 5시 ~7시까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1. 총 10부작으로 구성되어 1편에서는 교향곡 1,11,21,31,40번
2편에서는 2,12,22,32번 요런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협주곡이 한곡씩 들어가 있다.
1편에 왜 41번이 아닌 40번으로 하느냐?
모짜르트 교향곡은 41번까지인데 , 41번 (쥬피터) 교향곡은 마지막 피날레 곡으로 선정하느라 그렇게되었다는군.

2. 2시간...실제로는 1시간45분(인터미션15분)동안 어떻게 교향곡 5곡에 협주곡 1곡까지?
사실 모짜르트의 교향곡은 연주가 그리 길지는 않다.
교향곡하면 떠오르는 베토벤의 합창이 1시간5분~8분 사이에 들어오는데, 오늘 연주된 모짜르트의 곡들은 1,11,21번이 10분 내외 (3개악장 다해서) , 31번 40번이 20분 내외였다.
거기에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이 함께 편성되었다.
맘에 드는 순서로 본다면 ,
40번 교향곡이 가장 맘에 들었고, 바이올린협주곡 3번, 31번 교향곡(파리),1번교향곡 순이다.
11번과 21번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로 기억이 나지않는다.

3.개인적으로는 모짜르트의 교향곡보다는 협주곡을 좋아한다.
오늘 연주되었던 곡들 중 아는곡은 40번교향곡과 바이올린협주곡3번 뿐.
그의 교향곡들 중에서 좋아하는 곡이 2개인데, 25번과 40번이다.
특이한것은 그 둘만 단조형식이라는것. 나머지 39개는 장조이다.
장조와 단조의 차이는....기억이 안나네 (중학교때 장조,단조 변환하는 음악수업 잘했었는데...)

4. 40번 교향곡과 25번 교향곡
이 두곡을 교향곡들 중에서 왜 유독 좋아할까?
1) 40번교향곡 1악장은 바로 내가 007 시리즈에 입문하게 만들었던 "007 15편 리빙데이라이트(Living Daylight)"에서 인상적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오프닝신 액션이 끝나고 , 007 주제곡이 흘러나온 후, 본론으로 들어가는 영화 첫장면은 바로 체코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의 콘서트홀에서 시작된다.
이 영화가 제작되었던 1987년 당시에는 체코슬로바키아라는 국가로 존재했었지만, 이후 분리되면서 슬로바키아의 수도는 브라티슬라바가 된것이다.
(체코의 수도는 그 유명한 프라하)
브라티슬라바의 음산한 어둠, 그 콘서트홀 박스석에서 비엔나지국의 손더스와 접선한 007. 그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이 바로 40번교향곡 1악장.
서방으로 망명하려는 소련의 장군(KGB의 엄중한 감시를 받고있는)을 브라티슬라바에서 오스트리아로 빼가는 임무를 맡은것이다.
1악장만 연주하고 1부는 마무리...인터미션 중 그 장군은 콘서트홀을 빠져나오고 , 발터 WA2000 저격라이플로 그의 탈출을 커버하는 본드.
이후 ,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해 오스트리아지역으로 탈출한 그를 데려가는것은 바로 영국공군의 수직이착륙기 해리어(복좌형)다.

내가 꼽는 007 시리즈 명장면 중 하나다.
단조풍의 음산한 40번 교향곡이 저 장면들에 잘 들어맞는다.
내가 이영화를 처음 접한 90년2월만 하더라도 , 아직 독일이 통일되기 전이며 ,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가 총살형 당한지 1~2개월 후다.
따라서 당시만 해도 공산권에 대한 분위기는 저렇게 음산하고 스산하고 어둡고...그랬던것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본드걸이 첼리스트라서 클래식 명곡들이 몇개 더 나온다.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2막 피날레곡"이 본드와 본드걸의 비엔나 일정 중 등장하고,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변주곡''이다.
이 영화는 WA2000이나 해리어가 영화에 등장한 최초의 작품일것이다. 몇년후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트루라이즈''에서 미해병대의 해리어가 나온다.

2)25번 교향곡.
2006년은 모짜르트 탄생 250주년이었다.
250주년 기념으로 "아마데우스"를 감상하자꾸나....라는 모친의 오더에 거실에서 영화감상회를 가졌다.
아마데우스는 내가 국민학교 6학년 겨울방학때 친척들과 극장가서 감상한 영화다.
당시 내 기억엔 모짜르트가 천하의 망나니로만 기억되었던 영화였는지라, 나이 들어서도 모짜르트 음악은 그닥 즐겨듣지 않았었지.
유명한 곡들정도만 듣고, 음반도 몇개있었지만 그다지...

하지만 30대 초반에 다시 감상한 아마데우스로 나는 모짜르트 음악을 즐겨듣게 되었지. 음반만 200여장이다....물론 대부분은 들어도 기억 못한다.
아마데우스라는 이 영화의 초반을 장식하는 곡이 바로 25번 교향곡 1악장이다.
살리에리가 저택에서 모짜르트에게 용서해달라 외쳐대다가 자신의 목을 칼로 찌른 후 , 병원에 실려가는 긴 여정을 장식하는 곡이 바로 25번 1악장.

뭐, 이 곡은 오늘 공연의 주인공은 아니니... 우야튼, 아마데우스 영화덕분에 모짜르트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5. 모짜르트 250주년...
13년전만 해도 200주년인지 250주년인지 헷갈리면서 그닥 관심이 없었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확실히 250주년이라는게 이해가 되더라.
영화에서 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는 요셉2세 이다. 그의 여동생이 마리 앙뚜아네트.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 테레지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제작관련 요셉2세의 대사 중 , "동생 마리 앙뚜아네트가 프랑스의 분위기가 안좋다고 전한다"라는 것이 있다.
마리 앙뚜아네트는 프랑스 루이16세의 아내이자 , 프랑스혁명때 단두대 처형을 당하는 인물이다.
탄생200주년이었다면 1806년생이 되므로 1789년 프랑스혁명 이전의 대사를 할수가 없었지 ㅎㅎ

클래식 음악과 유럽역사를 연결해보는것도 재미있다.

모짜르트가 활약하던 시기는 프랑스혁명이전이다. 모짜르트의 사망은 프랑스혁명 다음해인 1790년.
베토벤은? 베토벤이 나폴레옹을 존경하여 3번교향곡을 그에게 헌정하려다가 , 나폴레옹 황제즉위 소식에 화가 나서 그냥 ''영웅교향곡''이라한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미국이 독립선언 후 , 영국이 미국을 상실할때 영국의 왕은 조지3세였다. 왕위계승률에 따라 앤여왕 사망 후 , 하노버의 조지가 영국의 국왕으로 즉위해서 조지 1세가 되었을때, "좃됐다"를 외쳐된것이 헨델. 헨델이 작곡한 "메시아"를 듣던 조지2세가 "할렐루야"합창 장면에서 벌떡 기립함으로 하나의 전통이 되었지.
나폴레옹이 러시아정벌을 하러 갔다가 패했던 1812년을 기념하여, 훗날에 차이코프스키가 만든 "1812"

대충 이정도만 봐도, 헨델>모짜르트>베토벤>차이코프스키 순으로 연식이 보이지 않는가.

6. 겨울밤의 예술의 전당 야경이 꽤 볼만하다.

넘 좋았네요~

단순한 림듬의 화음이었다 천재의 시작을 느낀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