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큰 길가에서에 출연하는 배우입니다.
이 글은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로서 하는 홍보글입니다.
영화도 방송도 다 그렇게 홍보하는 데,
소극장 연극의 무명배우라고 해서 하지 말라는 법 있겠습니까?
오히려 그 어떤 홍보의 글보다 배우가 느낀 점, 그리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적은 것이
관객들에게 더 좋은 정보가 되지 않을까 글을 올립니다.
여기 저기 공연에 있어서
알바글이니 뭐니 말이 많은데, 그냥 솔직하게 까고 홍보를 하려고 합니다.
물론 자기가 출연하는 작품에 누워 침 뱉는 소리 할 리 없지만,
배우가 직접 느낀 것을 이야기 하려 하니 한 번 읽어 보시고 공연을 보러 와 주십시오.
우선 저희 작품으로 이야기하면
안톤 체홉이라는 러시아 작가가 소설을 쓰다가 처음으로 쓴 희곡(연극대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대 1884년은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으로 폭풍전야와 같은 시대였지요.
그래서 이 희곡은 러시아의 검열에 걸려 공연되어지지도 출판되지도 않았다가 체홉 사후
그의 여동생에 의해서 세상에 발표가 되었다고 합니다.
과연 왜? 무엇 때문에? 이 작품은 검열이라는 것에 걸렸을까요?
이 작품의 드라마 트루기이자 현 대한민국의 대표 연출가이신 이윤택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불온한 시대의 불온한 작품이다." 라고 하십니다.
아니 지금 이 먹고 살기도 힘들어 그저 재미있는 코미디를 찾기에 바쁜 세상에
불온하다니? 그리고 그걸 보라니.
라고 생각하시며 이 글을 그만 읽으시려는 분들.
참 아이러니하게도 체홉이라는 작가는 비극성과 희극성의 공존, 희비극작가로서
현대에서 "블랙코메디"라고 불리우는 장르의 뛰어난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불온한시대에 불온한 기운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거지요.
배경 또한 선술집, 그냥 선술집도 아닌 황량한 벌판 한 가운데 마을과 마을을 잇는 큰 길가에 있는
우리나라로 치면 여곽이나 산 중턱의 주막과 같은 곳입니다.
당연히 여러 인간 궁상들이 모여있겠지요.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광대같은 노동자, 과거가 있는 듯한 알콜중독자,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술집 주인, 거센 폭풍을 헤치고 큰 도끼를 들고 온 사나이,
러시아정교의 늙은 순례자들, 술집이라면 방아갓 찾아가는 참새처럼 들르는 사나이,
지체높은 귀부인과 그의 마부, 마지막으로 공장의 노동자들과 여인들
캬~~ 아무리봐도 고리끼의 "밑바닥에서"가 떠오른 신다고요.
음, 인정합니다.
같은 시대 같은 삶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아직 "밑바닥에서"를 접하지 않아 비교를 할 수 없군요.
크... 소양이 적은 저를 탓하십시오.
하하하,
아무튼 그들이 펼지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이야기.
요즘 드라마 "추노"를 좋아하는데, 연습을 하면서 언제나 "추노"를 떠올립니다.
다들 "추노" 좋아하시죠?
마지막으로 연극학도나 연극에 굉장히 깊은 식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체홉이 스타니슬라브스키를 만나기 전의 쓴 작품으로
4대 장막극과는 다른 느낌과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체홉의 다른 모습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음.. 이러고 못 보여주면 안 되는데...
아... 더 노력해야겠구나!!
하하하.
여기까지가 제가 저희 "큰 길가에서"에 대해 할 이야기 입니다.
더 많은 내용은 당연히 공연보러 오셔서 확인하셔야겠죠!
그렇지요!
그러면 극장에서 뵙겠습니다.
-하모예브스키 벽돌공장의 술취한 노동자가-
추신> 관리자 님들, 기대평에는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쓸 수 없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지우지 말아주세요. ㅋㅋㅋ!!
지우면 또 올립니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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