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기법이나 특별한 상상력이 필요한 작품은 아니라 연출의 역할이 다른 작품들 처럼 크진 않았을것 같다. 하지만 전달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하기에 이부분을 신경써야 했을것 같고 매우 직관적으로 잘 전달된것 같다.
중간에 나이 어린 직장상사 얘기에서 직장상사가 좀 너무 극단적인 캐릭터로 그려지지 않았나 싶다. 실제 겪었을 수도 있겠으나 각색된 거라면 그런 강한 캐릭터 보단 좀 더 배우 친화적인 캐릭터로 “어쩔수 없지 않나” 정도의 스탠스가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상황이 주는 메시지보다 하필 운 나쁘게 저런 상사를 만난 것에 관객의 관심이 쏠린다.
얼마전 관람한 연극 분장실도 배우의 무대 뒤쪽 얘기지만 이건 진짜 무대뒤의 얘기라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
제목만 보고 이해 되진 않았지만 연기가 없다는 Act,less 제목은 꽤나 기발하고 와 닿았다.
(물론 그래도 전부 연기지만ㅋ)
스스로를 “경력단절”로 설명했지만 두 배우 모두 기본기가 탄탄해서 작품에 쉽게 몰입 할 수 있었다. 이민애 배우는 연극 다방 사모님 역할에서 매우 특이한 보이스가 기억에 남는데 독특하고 개성이 강해서 매우 매력적으로 보인다.
2인극이고 가까이서 세세하게 보는데도 연기에 아쉽거나 거슬리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30분전 티켓오픈 의아했으나 극장의 구조를 보고 이해했다. 사실 극장이라하긴 좀 그렇고 정말 공간이라 해야할듯하다. 객석수도 정말 적다 20석 남짓. 무대 옆으로 넓어 어디가 주무대인지 모르겠으나 먼저 앉아있는 연출인지 스탭인지 모를 사람과 먼 곳에 자리잡았고 나름 성공적인 자리선정이었다ㅋ
다른 회차 보다 관객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이 작품은 소위 “대작”이라고 하긴 좀 이상하다. 그렇지만 어느 한 부분에서 어떤 작품도 주지 못하는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초반엔 왠지 모를 울컥거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배우인 박선희배우에 투영 되기도 했다.
배우의 사생활이 주요 내용이라 대중적이지 않을 듯도 한데 연기든 연출이든 작품을 잘 풀어서 대중성도 갖춘 듯 하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싶다.
아쉽지만, 두분 배우는 잠시 주부로 뿅.

작은 공연장.
단이 나누어지지 않은 무대.
그 앞에 놓인 의자가 열 개 남짓.

한 번도 접한 적 없는 구성이라 낯설었습니다. 극의 진행 방식도 그랬고요.
처음 시작할 땐 어색했지만 가족 이야기가 나올 즈음 저도 모르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배우분과 제 나이 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그 삶의 무게를 공감하기는 어려웠으나,
어머니뻘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극의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구연동화)가 너무 길게 이어져 지루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전부 좋았습니다.
보고 나오는 길에 오랜만에 어머니와 길게 통화했네요.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고 물으면 보통 나는 의사입니다, 변호사입니다, 회사원 입니다 라고 대답을 한다.
과연 맞는 답일까. 의사, 변호사, 회사원 은 지금 경제적 물질적 이윤을 얻기 위한 도구로서의 직업이다. 그것이 나로 표현되는 의미인지는 고민해본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에 나는 어떤 답을 해야할까.
나는 내성적이지만, 할말은 조곤조곤 다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말을 해야 할까? 참으로 어려운 답니다.
액트리스여 나는 배우다, 나는 주부다 가 아닌 다른 답을 찾아보자.
인생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경제적 활동, 즉 일을 한다. 마치 직업이 없으면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처럼 초조하고 불안하다. 그래서 경력 이라는 타이틀은 그 사람의 삶의 일대기와 가치를 증명한다. 그것은 주홍글씨 처럼 낙인의 효과를 발휘하고, 한번 경력이 어긋나거나 멈추게 되면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냉정한 사회이다.
그래도 한번 정도는 쉬어가는 징검다리는 있는게 필요하다. 마치 전차의 말 처럼 승리의 목적지로 달려가지만, 그 끝은 어디인지 장담하기가 어렵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쉼 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경쟁이 심한 사회이다.
여자 연예인이 결혼을 하면, 그 이후부터는 아내, 엄마의 역을 맡기 시작한다. 그것이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닌데도, 참 신기하다. 그런데 남자 연예인은 결혼을 하든지 하지 않든지 간에 자신이 맡고 싶은 배역을 맡는다. 이것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말까. 히어로물의 대부분의 주인공은 남자가 맡고 여자는 서포트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공무원 시험의 절반 이상의 합격자는 여자이며, 로스쿨 등 법조인도 남자 보다 여성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유리천장은 높기만 하다. 올해 상장법인 여성임원비율은 5% 에 불과하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육아 문제이다. 아이를 낳으라고 출산율 정책을 강요할 것이 아닌 아이를 키우기 위한 환경과 제도, 서포트가 필요하다. 그래야지 유리천장을 뚫을 수 있다. 5% 가 아닌 50% 가 될 수 있는 사회를 기대한다.

<액트리스 다이어리> 는 두 여자 중견배우들의 경력단절을 그린 드라마 극이다. 스토리 구성은 2020년 4월 부터 배우들의 일기를 바탕으로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 김경희 배우와 이민애 배우가 느꼈을 경력단절에 따른 박탈감이나 섭섭함을 코믹적으로 잘 표현하였다. 단, 주제를 보여주는 매세지가 조금 약하다. 그들 소속의 백수광부를 세게 비판하거나 사회적인 풍자로 강하게 나타내었으면 더 재미있는 공연이 될 거 같다.

엄마 생각이 나고 친한 언니 생각이 나서 울컥했어요. 자전적인 극 내용 특성 상 재밌었냐고 물어보면 100%그렇다고 대답하진 못할듯하지만 남의 인생얘기를 집중하며 듣는것도 꽤 좋았네요. 일기장이 찢기는게 왜 제 마음이 찢기는것 같던지ㅋㅋ..ㅠ

극단 배우라는 어찌보면 특수하다고 할수 있는 분야를 통해 경단녀들의 삶을 들여다볼수 있는 구성이나 연출은 좋았습니다. 결국 분야마다 다르지 않다라는 공감대도 느낄수 있었구요. 단점은... 배우 두분 다 오랫만에 작품을 하셔서 그런건지 도입부에 너무 또박또박 말씀하시려는게 어색했습니다. 아기양 동화 부분도 너무 길었습니다. 머리 긴 배우분이 그런 동화구연쪽을 잘하시는 것 같은데 잘하는 걸 아셔서 길게 넣으신건지.. 질질 끌고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주방칼 들고 아기 이유식 준비하는 신은 솔직히 없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보는 관객이 민망해서 자리 박차고 나갈뻔... 그리고 초반에 동안이라고 띄워주는 대사도 좀... 관객들이 배우들 서로 자존감 올려주는 멘트까지 들을 필요가 있을까요 극단연습에서 많은 극을 연기하는 장면은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내가 좋아하고, 열심히 해왔다는거 중요하죠, 근데 사회생활 하다보니 잘하는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래 했지만 해당업계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면 결혼, 육아라는 이유도 없진 않겠지만 내가 대체 불가일만큼 잘하는 건 아니기 때문 아닐까요.